청와대 사직동팀 대통령보고서 유출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신광옥·辛光玉검사장)는 5일 배정숙(裵貞淑)씨가 공개한 옷로비 내사 최초보고서 추정문건의 출처가 사직동팀인 사실을 확인했다.검찰은 이에따라 전날 구속된 김태정(金泰政)전법무장관을 상대로 공식 계통과 절차를 밟아 문건을 입수했는지 개인적인 비선(秘線)조직을 통해 입수했는지 여부, 문건작성·전달자가 누군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주선(朴柱宣)전 청와대법무비서관을 상대로 최초보고서 작성과정 개입 여부를 조사한 뒤 이날 새벽 귀가시켰다.
검찰은 전날 김전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김전장관은) 속칭 옷로비사건에 대한 「사직동팀의 최초보고서」작성자 또는 전달자를 묵비하는 등 구속하지 않으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적시, 최초보고서가 작성된 곳을 사직동팀으로 못박았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최초보고서 추정문건중 「조사과첩보」(1월14일) 문건을 제외한 2건은 사직동팀 양식과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전장관은 그러나 검찰조사에서 문건 입수경위 진술을 거부했으며, 박전비서관은 『최초보고서는 본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전장관을 상대로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전회장의 선처를 부탁한 정치권 인사 등 외압세력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4일 김전장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및 공문서 변조·행사 혐의로 구속,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법무장관을 지낸 전임 검찰총장이 재직중 문제로 구속되기는 헌정사항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전장관은 2월말 박전비서관에게 부탁, 옷로비 내사 최종보고서 원본 1부를 받은 뒤 표지와 7번째 「건의」항목을 빼고 복사, 전 신동아그룹 부회장 박시언(朴時彦)씨에게 사본을 건네줬다. 검찰조사결과 김전장관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의 결백을 해명하기 위해 박씨를 집무실로 불러 『사직동팀 조사결과니 이형자에게 쓸데 없는 짓 하지말라고 전해달라. 계속 협박하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보고서를 보여줬으며, 원본은 법무장관으로 영전한 5월24일을 전후해 파기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