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합작」 형태를 빌린 일본 애니메이션이 내년 1월 극장가에 걸린다. 21세기 가상도시에서 무기밀매 테러조직과 맞서 싸우는 다섯명의 여성전사들의 활약을 다룬 SF물 「건드레스(Gundress)」.지난 9월 발표된 2차 일본문화 개방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빗장은 아직 열리지 못한 상태. 이 작품은 동아수출공사가 제작비 30%(10억)를 투자, 합작형태를 띔으로써 국내에 진출하게 됐지만, 실제적인 기획과 제작과정은 모두 일본이 담당해 사실상 일본 애니메이션과 다름없다.
「건드레스」는 전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을 열광시켰던 「공각기동대」의 원작 만화가 시로우 마사무네가 원화를 담당해 관심을 모은다. 지난 3월 후반작업이 덜 이루어진 상태였지만 일본 관객과의 개봉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미리 공개돼 화제가 됐다. 당시 마지막 10분동안의 컴퓨터 그랙픽이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받았고, 지금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영상과 사운드 보강작업에 한창이다. 감독은 「건담」 시리즈의 제작사인 일본 선라이즈사에서 활동해온 야타베 가츠요시.
「건드레스」는 강하고 단단한 총(Gun)과 부드러움을 뜻하는 Dress(옷)가 합쳐진 말로 여성전사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무대는 최첨단 과학도시인 요코하마 베이사이드 시티. 이곳을 지키는 「앤젤 암스」라는 여성 무장경비대원들이 메카(로봇 병기)를 타고 무기밀매 테러리스트단과 싸운다. 5명의 여성전사중 한 명은 한국국적을 가진 태권도 유단자 윤혜. 그녀가 타고 다니는 메카는 「금강」이다.
이 작품에는 한국의 동아수출공사와 더불어 일본 영화사 니카츠, 머천다이징 회사 이욘즈, DVD 제작사 파나소닉 디지털 콘텐츠, 게임 제작사인 이너 브레인이 공동으로 제작해, 게임·캐릭터상품 등 파생상품으로서의 애니메이션 산업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동아수출공사는 2차 일본대중문화 개방으로 일본 대중가수의 2,000석이하 공연이 가능하게 된 점을 고려, 영화개봉과 함께 건드레스의 주제가를 부른 일본 신예 그룹인 R-Orange의 국내 초청도 추진중이다. 일본 대중문화의 틈새공략이 시작된 셈이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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