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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관 31일은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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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관 31일은 '운명의 날'

입력
1999.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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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컴퓨터 2000년인식오류)문제가 현실로 다가서고 있는 가운데 금융기관들이 천년의 마지막날인 「12월31일」 준비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Y2K에 대비해 금융휴무일로 정한 이날 전체 금융기관들은 초비상체제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만약의 금융사고에 대비, 휴면계좌를 포함한 모든 계좌의 거래잔액을 일일이 뽑아서 보관해두는 한편 컴퓨터 대신 수작업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가상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초침이 12월31일 자정을 넘기기까지 24시간의 여유밖에 없다. 잔액장을 뽑는데만 하루가 꼬박 걸린다는 것이 금융기관 관계자들의 설명. 일초라도 쪼개써야할 만큼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금융기관들의 하소연이다.

○…은행은 12월30일 입출금거래가 모두 끝나는대로 곧바로 철야작업을 통해 모든 계좌의 거래잔액이 찍힌 잔액장 출력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등 전산시스템 작동이 멈추는 사태에 대비, 은행들은 이미 올초부터 전산작업 대신 수기(手記)로 업무를 처리하는 훈련을 착실히 진행해왔다. 은행은 전직원이 출근, 이날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마지막 모의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의 고민은 이보다 더하다. 수작업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할 경우 보험금의 정확한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생보사 및 손보사는 직업, 나이, 보험료 등을 세분화해 유형별 보험금 지급사례를 수백개 가량 만든 뒤 해당 부서에 배포하는 자구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신용카드업계는 12월31-1월3일 금융휴무일에도 카드 사용을 멈추게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이 기간중 고객이 사용한 카드사용내역에 대해서는 자체 전산망은 물론 전산업체에 이중으로 「백업」해 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증권과 투신업계는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모든 고객예탁금 계좌를 디스켓에 따로 백업을 받아 보관을 하는 것은 물론 컴퓨터 용지로 거래내역을 출력하거나 CD롬을 이용하는 방안 등을 준비중이다. 대우증권은 30일 입출금이 완료된 상황을 출력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판단 아래 25-26일 연휴기간에 24일 거래분까지 출력하고 31일에는 이후 변동분만 출력하는 방식으로 분산작업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의 잔액장 출력으로 컴퓨터용지업계가 「반짝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물론 보험·투신, 신용협동조합, 상호신용금고 등 1,860여개에 이르는 모든 금융기관이 잔액장 출력을 위해 앞다퉈 컴퓨터용지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 컴퓨터용지업계는 은행 계좌수만 1억5,000만-2억개에 이르는 만큼 은행만 5,000여박스 정도의 컴퓨터용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함께 40여개 보험사는 1만2,000여박스, 신용카드사도 5,000여박스가 소요되는 등 전체 금융기관의 컴퓨터용지 수요는 3만5,000-4만박스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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