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IMF 2년 국제포럼」 환영 만찬은 외환위기를 극복했다는 자부심과 덕담으로 가득찼다. 미셸 캉드쉬 IMF총재, 도널드 존스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사무총장, 조셉 스티글리츠 세계은행(IBRD)총재 등 포럼 참석자들은 김대통령에게 경의를, 김대통령은 이들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김대통령은 캉드쉬 총재 등 130여명의 참석자와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깊은 우의를 보였다.
김대통령은 만찬사에서 『2년전 IMF와 구제금융 협약을 맺을 때 한국은 국고가 바닥나고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며 『오늘 이렇게 여러분들을 대하니 감회가 새롭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그때 IMF와 세계은행(UBRD) 등이 우리의 외환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주었다』며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캉드쉬 총재의 사퇴의사를 듣고 우리 국민은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며 『그의 앞날에 영광이 있도록 축복의 박수를 보내자』고 극진한 애정을 표했다.
김대통령은 『1년10개월 전 대통령 취임 때 1년반 안에 외환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민들이 나를 믿고 고통을 인내해준 결과 오늘 한국경제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제 외환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단언하고 『나는 이러한 위대한 일을 해낸 우리 국민을 한없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도취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더욱 강력한 개혁을 추진, 무한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고 경계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캉드쉬 총재는 답사에서 『김대통령의 취임사는 노다지 그 자체였다』면서 『경제개혁은 물론 재벌개혁, 외자유치, 국가적 단합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모든 것이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캉드쉬 총재는 『김대통령의 국정 1년을 지켜보면서 희망의 불꽃을 볼 수 있었다』며 『그때 한국의 위기극복을 전망했으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극찬했다. 캉드쉬 총재는 『위기극복에는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의 노사정 합의는 국민단합을 의미했고 한국경제 회복의 획기적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은 미지의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여행을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어떤 문제가 돌출할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캉드쉬총재는 『김대통령의 지도력과 결단력을 지난 2년동안 지켜보면서 한국의 미래를 확신하게 됐다』면서 『지난 2년은 한국이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준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존스톤 OECD 사무총장은 『김대통령과 한국민은 2000년의 새길을 보여주었다』며 한국말로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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