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회생을 위한 신동아그룹의 필사적 저항인가, 아니면 권력의 부도덕한 음모인가」전 신동아그룹부회장 박시언씨가 1일 새벽 이같은 의혹을 풀 수 있는 한 단초를 제공하는 발언을 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박씨는 『사직동팀 최종보고서 공개로 박주선 전비서관과 김태정 전검찰총장이 영향을 받을 줄 알았다』며 『대한생명 회생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혀 보고서 공개가 대한생명 회생(回生)작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임을 간접 시인했다.
박씨는 또 『박전비서관과 김전총장이 최순영전회장을 「부당하게」 구속함으로써 외자유치가 가능한 대생이 부실처리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씨는 박전비서관과 김전총장의 형사처벌이 「최회장 구속의 부당성 제기→대생 처리 부당성 제기→대생 회생의 단초 마련」의 수순으로 이어질 것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박씨의 보고서 공개는 박 전비서관과 김전총장을 「희생양」 삼아 대생 회생에 나서려는 「시나리오」의 「서막」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박씨가 보고서를 공개하기전 최전회장 등 신동아그룹측은 「대책회의」까지 가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전회장측과 박씨가 이같은 배경에서 보고서를 공개한 것이라면 「현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한 최전회장측의 조직적 저항 내지는 대생 회생을 위한 부도덕한 음모」를 반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박씨가 최종보고서에서 7번째 건의 항목을 고의 누락했다면 이는 최전회장 경영권 박탈의 부당성을 확실히 못박으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즉 대생 회생을 위한 일련의 계획에 따라 최회장측과 박씨가 불리한 내용을 누락한 채 보고서를 공개했다는 추론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가정해 볼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박씨가 보고서를 공개한 뒤 박전비서관이「건의」내용을 추가, 보고서를 변조했을 수 있다는 가정이다. 이 가정이 사실이라면 국면 전환을 노린 「권력 핵심의 부도덕한 음모」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다. 검찰의 「최종 보고서 유출 경위」수사로 숨은 보고서 변조 배경의 흑막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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