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사직동팀 대통령보고서 유출사건 수사가 전신동아그룹부회장 박시언씨의 정·관계 로비, 특히 동교동계 등 여권 핵심부와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로비의 실체를 캐는데 집중되고 있다. 문건유출 과정에 대한 조사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점차 신동아그룹의 전방위 로비에 대한 수사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검찰은 지난달 29, 30일 두차례에 걸쳐 박씨를 소환, 이 부분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특히 박씨가 정·관계 인사들 가운데 여권 핵심부와 청와대 관계자를 상대로 로비를 폈는지 집중 조사했다. 박씨는 검찰조사를 마친 뒤 『김중권 전청와대비서실장, 박지원 문화부장관 등과 만난 적이 있는지, 김대중대통령의 아들 김홍일의원, 국민회의 권노갑고문, 한화갑사무총장, 박상천원내총무 등과 어떤 관계인지 등에 대해 조사받았다』고 밝혔다.
박씨는 물론 이에대해 『박지원장관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최순영전회장 이야기를 꺼내려다 면박을 당한 적이 한번 있을 뿐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다』며 『검찰총장과 법무비서관을 자주 만나 불구속수사를 주장한 것은 사실이나 다른 사람들을 만나 로비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금품제공 등도 강력하게 부인했다.
검찰이 이 처럼 신동아그룹의 전방위 로비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이를 먼저 규명하는 것이 정석이란 판단이다. 사실 신동아그룹의 전방위 로비 차원에서 보면 옷로비의혹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린 뒤에 옷로비의혹도 풀고 위증도 밝히고 축소·은폐수사 및 문건 유출 과정 등도 수사하겠다는 것이 검찰의 포석이다.
물론 검찰은 특검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 속도를 조절하며 특검수사와는 상관없는 문건유출과정에서 사실관계 등을 먼저 확인하고 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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