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언씨가 27일 공개한 「사직동 보고서」와 KBSTV가 29일 보도한 「사직동 보고서」는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조작·변조된 것인가.같은 제목이지만 최순영씨의 구속을 건의한 내용이 첨삭되고 형식도 다른 두 문건이 또다른 쟁점으로 부각됐다. 문건작성 및 유출과 관련된 당사자들의 「진실게임」도 그만큼 뜨겁다.
A4용지 4장 분량에 「검찰총장 부인관련 비위첩보 내용결과」란 같은 제목의 두 종류 문건은 줄바꿈, 사용된 단어와 조사까지 똑같아 동일한 문건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밀하게 들여다보면 확연히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우선 관련자들의 진술을 인용할 때 사용되는 인용부호가 두종류 문건에 똑같이 11번 사용됐는데 표기가 다르다. 박씨가 공개한 문건에는 간접인용부호인 「」가 사용된 반면, KBS 문건은 직접인용부호인 『』가 사용됐다.
또 박씨 문건엔 쪽 번호가 없지만 KBS 문건에는 「-1-」형식으로 장마다 쪽 번호가 적혀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박씨의 문건은 내사경위, 첩보요지, 첩보취득 경위, 내사 결과(사실관계), 관련자들의 행적, 의견 등 6개항목을 1-6번까지 일련번호로 담고 있다. 그러나 KBS 문건은 6개항에 「최순영회장의 사법처리가 바람직하다」는 내용인 7번항의 「건의」부분이 더 있다.
따라서 박씨측이나 KBS에 문건을 제공한 제3자중 어느 한쪽이 7번항목을 고의적으로 빼거나 추가해 보고서를 워드프로그램으로 재작성하다 인용부호와 페이지 표기에 실수를 범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일각에선 『박씨가 7번 항목을 가리고 원본을 복사했다』고 추측하나 그 경우에도 선, 그림자 때문에 줄이 남는다는 것이 대체적 견해다.
정덕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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