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강남 한복판에 첨단 공연장이 들어섰다. 지난달 완공된 LG아트센터 상남홀이다. 지하철 역삼역에서 지하도로 바로 연결돼 교통이 편하다. LG연암문화재단이 5년간 650억원을 들여 지었다.객석은 3층으로 1,103석 규모. 예술의전당 음악당(2,300석)보다 작고 호암아트홀(800석)보다 큰, 아담한 규모다. 음악 연극 무용 뮤지컬 등 모든 장르를 수용하는 다목적 공연장으로 지어졌다.
가장 큰 특징은 첨단 음향시설. 공연 장르에 맞게 음향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좌우 벽면에 두 겹의 음향 흡수판을 달아 이것이 오르내리면서 잔향과 음색을 맞춘다. 마치 현악기를 튜닝하듯 음향을 조절하는 것이다.
소음방지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하철 진동을 흡수하기 위해 지표면에 거대한 고무판을 깔고 건물을 얹었다. 건물이 떠 있는 셈이다. 이 고무판의 수명은 100년. 샌드위치처럼 포개놓아 나중에 고무판을 갈려면 건물을 들어올려야 하는데, 그건 그때 가서 해결할 문제다. 홀과 맞붙어 있는 옆 건물과의 사이 벽에도 고무판을 넣어 도심 소음을 막았다.
또하나의 특징은 관객 중심형 설계. 냉난방 환기통을 천정에 넣지않고 객석 의자 밑에서 바람이 올라오게 했다. 천정에서 내려운 더운 바람이 아래층에 가면 찬바람이 되어 감기 걸리기 십상인 다른 공연장과는 다르다. 42칸이나 되는 여성용 화장실, 고개를 옆으로 빼지 않아도 되게끔 조금씩 비껴 배열한 의자, PC 모니터를 보면서 직접 좌석을 고를 수 있는 매표창구 등에서도 관객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LG 아트센터 상남홀은 넉달간 시험운영을 거쳐 내년 3월 27일 개관한다. 개관 후 5개월 동안 세계적인 단체를 초청해 개관기념 축제를 펼칠 계획이다. (02)2005-1420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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