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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김회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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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김회장의 편지

입력
1999.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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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대우회장이 얼마전 「대우 임직원과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편지를 대우 임직원에게 보냈다. 그는 『꿈과 이상이 고독이 되어 여생의 반려자로 남게 되었습니다. 지나온 어두운 과거는 스스로 짊어질 생각입니다.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입니다』라고 썼다. 또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빚어진 경영자원 동원과 배분에 대한 주의 소홀, 용인되지 않는 방식으로 접근하려 했던 위기관리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초래된 경영상의 판단오류는 지금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라고 지난 날을 돌아봤다.■그는 편지 말미에 『비록 제가 떠나더라도 대우만큼은 우리 경제를 위한 값진 재산이 되어야 합니다. 대우는 여러분의 보람과 긍지가 담긴 소중한 직장입니다. 제가 기억속에 묻히는 순간을 계기로 대우와 임직원 여러분이 과거에서 자유로워지고 이제 새로운 기업환경이 여러분 앞날을 보장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하겠습니다』라고 대우의 앞날을 기원했다.

■김회장의 편지가 공개되던날 프랑스 신문 르몽드는 김회장의 퇴진은 급속한 성장을 이룬 한국 경제의 한 페이지가 끝난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회장의 난파선」이라는 기사에서 김회장이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대마불사」신화에 사로잡혀 기업 현실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으며, 이제 대우사태 해결이 한국경제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 다음날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한 강연에서 대우가 실패한 4가지 이유를 들었다. 부채 많은 부실기업 인수 시장의 신뢰 얻는데 실패 화(禍)를 부른 빚으로 키운 자산 쉬쉬하다 놓친 회생기회 등이 그것이다. 김회장은 대우의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 및 이사직에서 사퇴했고, 회장 집무실도 폐쇄됐다. 이제 「김우중 신화」는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대우에 대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방안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됐다. 대우가 김회장의 편지대로 되기를 기대한다.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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