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그룹은 최순영(崔淳永) 회장의 구속을 막기 위해 그룹 차원은 물론 종교계 지도자까지 동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내외에게 직접 선처를 호소하는 등 집요한 전방위 로비를 펼쳤으나 결국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김대통령은 27일 오전 필리핀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여권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지도부와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옷로비 사건의 본질은 신동아그룹측이 거대한 재력과 인맥을 동원, 로비를 펼치려다 실패한 사건』이라면서 신동아측의 전방위 로비 시도를 직접 밝혔다고 김민석(金民錫) 신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대변인이 전한 바에 따르면 신동아측의 로비 시도는 김대통령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 금융감독위원회, 검찰 등 권력핵심과 수사·감독기관 등 관련분야 전반에 걸쳐 끈질기게 이뤄졌다. 김대통령은『(신동아측이) 대통령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교계 지도자들을 동원, 면회를 신청하고 선처를 부탁했지만 (나는) 만나지도 않았다』면서 『선처를 부탁했던 교계 지도자들도 신동아가 그렇게 부실하다는 것을 모르고 순수한 마음으로 부탁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집사람에게도 갖은 방법으로 접근하려 했지만 일절 차단했다』며 이희호 여사에 대한 로비 시도도 있었음을 공개했다. 김대통령은 『검찰에도 온갖 로비공작을 펼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결국 검찰은 신동아측 (최순영 회장)을 구속기소했다』며 『금융감독위 역시 모든 로비를 막아내고 성공적으로 신동아의 재생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명확한 것은 로비는 실패했고 돈을 주고 받은 적도 없다는 것』이라면서 『나는 하늘이 무너져도 바른 대통령을 할 것이며 스스로 부조리한 일에 가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대변인은 전했다.
김대통령은 『신동아사건은 본질적으로 과거 정권이 저지른 잘못, 과거정권 아래서 이뤄진 부실을 우리가 맡아 처리하는 것이고 대우나 재벌개혁도 역시 마찬가지』라면서『한나라당이 집권 당시 모든 일을 망쳐놓았고 우리는 지금 공격을 받으면서 그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고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한 심경의 일단을 털어놨다.
한편 김중권(金重權)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26일 『1월 중순께 몇몇 목사님이 나를 찾아와 최회장이 구속될 것 같은데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놓고 갔으나 그후 최회장은 구속됐다』고 말했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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