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가치의 연일 초강세가 국내산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가져오고 있다.28일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자동차 등 일본과 경합이 치열한 주력제품은 초엔고로 수출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대일의존도가 높은 기계류 및 핵심부품 소재업계는 수입부담 가중으로 대일 무역적자가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대일부채가 많은 국내 기업들의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적지 않은 짐으로 대두됐다.
■대일경합품목 수출에 날개
산자부는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철강 전기전자 일반기계 7대전략품목의 경우 엔화 초강세의 특수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7대품목은 우리 수출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엔화강세는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더욱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엔화가 달러화에 비해 10%절상시(엔화환율 하락) 수출은 30억달러, 수입은 15억달러가 각각 증가, 전체적으로 15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자부 박봉규(朴鳳圭) 무역투자심의관은 『과거 71∼73년, 76∼78년, 85∼88년, 93∼94년 4차례의 엔강세기간중 우리나라의 평균 수출증가율은 33.6%에 달했다』고 말했다.
수출업계는 엔화의 초강세가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감소 등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전자 반도체 정보통신 등 주력제조업체와 종합상사들은 일본과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동남아 중국 등 전략시장에서 일본제품의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품질및 마케팅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난공불락인 일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대일 수출비중이 높은 의류 철강 나프타 축산물 석유제품업계는 높아진 수출경쟁력을 더욱 확충하고 신규 유망품목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대일무역적자 심화
엔화강세는 대일 무역적자를 가중시키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엔고호기로 수출이 늘어날수록 기계류와 핵심 부품·소재 등의 대일 수입도 동반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따라 일본부품소재업체의 투자유치를 강화하고 이들 제품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정덕구(鄭德龜)산자부장관은 내달초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방일, 엔고로 해외투자를 물색중인 일본업체들을 대상으로 투자세일을 벌일 방침이다. 반면 부품소재의 국산화는 겉돌고 있다. 산자부는 최근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등 5대핵심부품 소재산업을 선정, 집중육성키로 했지만 재원부족 및 금융세제, 병역특례 등을 둘러싼 관계부처간 의견조율 미흡 등으로 실효성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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