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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의 아기때부터 공략하라" 캐릭터 사업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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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의 아기때부터 공략하라" 캐릭터 사업 후끈

입력
1999.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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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세계는 냉정하다. 한번 바람이 불면 「지존」이지만 바람이 빠지면 초라하고 진부하다.국산만화영화 「로보트 태권 V」는 당시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한 상징이었다. 때문에 일본산 「마징가Z」가 갖고 있던 독점적, 우월적 지위는 후발 국산 로보트 때문에 많이 약해졌다. 70년대 「로보트 태권 V」는 일종의 문화적 자존심이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캐릭터 산업 기반이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선풍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세련된 외국산 캐릭터는 올림픽 이후 국내에 몰려 들기 시작했다. 1928년 월트디즈니 만화주인공으로 등장한 「미키마우스」. 현재 디즈니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있는 국내 기업은 150여개. 「미키 마우스」 「미니」 「스누피」 등 갖가지 캐릭터는 인형 뿐 아니라 문구류, 스티커, 심지어 일회용 밴드, 유아 젖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90년대 캐릭터 산업은 강보의 아기부터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워너 브라더스의 「벅스 버니」 「트위티」 「베트맨」 「곰돌이 푸」와 일본 산리오의 「헬로 키티」는 어린이들보다는 미국이나 일본 문화를 「동경」하는 어른들에게 오히려 인기가 높은 캐릭터. 특히 「핼로 키티」는 일본식 소녀취향 문화가 우리나라에 급속히 전파되면서 핸드폰 고리 등 팬시용품이 20, 3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강남에는 분홍색의 키티 관련 제품들로만 실내장식을 한 카페까지 생겨났을 정도.

국산 캐릭터 산업은 아직까지는 일본과 미국의 공세에 소극적인 반격을 하는 수준. 외국으로 수출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인 「둘리」는 가장 성공한 케이스이고, 「영심이」 「홍길동」 「용가리」 「깜찍이」 등이 인기높다. 이전에 비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기획단계부터 캐릭터가 구상되고 있다.

스타 캐릭터의 등장은 90년대의 큰 변화. 개그맨 이홍렬의 캐릭터인 「뺑코」를 시작으로 김국진 H.O.T. 엄정화 우지원 현주엽 등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의 캐릭터 산업도 후끈. 하지만 인기 사이클이 짧다. 지난해 연간 5,000억원 규모, 게다가 연간 15-20%의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캐릭터 산업. 아이디어로 노다지를 캐려는 사람들로 지금 이 산업은 만원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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