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5시30분 첫 열차가 다시 달리기 시작한 지하철 2호선 당산철교는 겉모습부터 산뜻했다. 짙은 녹색위에 먼지가 뒤덮여 거무칙칙했던 96년12월 철거전의 무겁던 이미지와는 달리 연녹색의 화사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출근길 당산역에는 평소 역사밑에 길게 늘어선 셔틀버스 줄이 사라진 대신 전동차들이 철교위를 시원스레 달렸다. 전동차는 당산역에서 합정역까지 2㎞ 남짓한 거리를 3분만에 주파했다. 철교(1,360㎙) 구간에서는 80㎞까지 달릴 수 있지만, 이 날은 70㎞ 정도의 속력만 냈다.
그래도 철거전 시속 30∼35㎞에 비하면 철교 구간에서만 두배 이상 빨라진 셈이다. 김미경(金美敬·28·여·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씨는 『구로동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셔틀버스를 갈아타는데만 20분 이상 허비했었다』며 『운행간격도 줄어들어 출근길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속도감 못지 않게 당산철교는 리히터 규모 5.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1등교로 다시 태어났다. 예전에는 철골 구조물이 보기에도 엉성해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불안했지만, 지금은 철골구조물을 콘크리트로 완전히 덮어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철교 재개통에 따라 양화대교의 버스전용차로가 폐지되면서 인근 도로의 소통도 다소 개선됐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당산역의 경우 승객이 1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철교 재개통에 따른 지하철 2호선의 승객 변동여부를 이번 주말까지 조사,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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