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일간지 LA타임스가 최근 기사를 실어주는 대가로 광고를 수주하면서 광고주와 광고수익을 배분하는 계약을 체결, 사내외에서 거센비난에 직면하고 있다.문제의 기사가 실린 것은 19일 일요판. LA에서 신축중인 종합운동장인 스테이플센터에 관한 기사였다. 이 기사는 지금까지 여러 특집기사와 마찬가지로 광고를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 신문 설립자의 후손으로서 70년대말 발행인을 지낸 오티스 챈들러가 사내메일을 통해 이 기사의 이면에 광고수주뿐만 아니라 광고주와의 광고수익분배계약이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이는 신문이 쌓아왔던 명성을 하루 아침에 허물어버릴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 서부 언론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사내·외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 신문 발행인인 캐서린 다우닝은 지난달 28일 짤막한 사과성명과 함께 광고수익계약을 파기했다. 그는 지난 4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광고수익분배와 기사·광고의 결합은 일반적인 추세라는 한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LA타임스 식구들에게 우려를 끼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해당 기사를 어떻게 쓰라는등 구체적으로 편집권에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는 언론과 광고주의 관계를 어디까지 용인해야 할지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키면서 각 신문사에서 광고주의 영향력을 재검토하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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