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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맞는 사외이사 찾기 비상

입력
1999.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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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사외이사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희망자들이 쏟아지고 있으나 기업들은 실무와 전문성을 겸비한 마땅한 인사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당장 내년부터 총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사외이사 비중이 50% 이상으로 확대되고 모든 종금사와 일부 증권사·보험사·투신사 등도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한다. 내년에 3명 이상 사외이사를 임명해야 하는 기업은 90여개사. 업계에서는 내년에만 줄잡아 300여명 이상의 사외이사 신규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외이사 수요가 늘면서 고위 공직을 지낸 인사들이 속속 민간기업 사외이사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전직 장·차관 42명을 대상으로 사외이사과정 연수를 시작한 전경련 등에는 사외이사 희망자들의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경총의 고급인력정보센터에 사외이사 자격을 가진 등록 인사가 수천명에 이른다. 대한상의는 사외이사 양성 교육을 통해 이미 540여명을 배출하고 자체적으로 한국사외이사발전회를 만들어 사외이사 인력뱅크 역할을 하고 있다.

공급이 넘쳐나는데도 『사람이 없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은 대다수 기업들이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고르는데 많은 부담을 느끼기 때문. 기업의 업무영역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경영자문과 감시, 나아가 로비까지 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

자칫 전문성만 따져 사외이사를 선택했다가는 이사회에서 사사건건 경영간섭을 받기 십상이다. 이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오너나 최고경영자가 친분이 있는 사람이나 자사에 우호적인 인물로 사외이사를 채우고 있다. 대부분 대주주가 추천을 하고 경제단체의 인력뱅크를 활용하는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현대경제연구소 한상완(韓相完)연구원은 『기업들이 실무와 로비 등에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사외이사가 제기능을 발휘하도록 시장여건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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