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쉽게 출제됐다. 교과서 내 문제의 비중이 커지고 모의고사 참고서 등을 통해 평소 접해온 유형의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는 등 문제유형은 지난해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낯선 문제들이 많이 등장한 언어영역은 대체로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언어영역
교과서 밖에서 다수의 지문이 나오고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항이 많이 출제돼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문학작품과 비문학 작품의 지문비율이 5대5로 비문학작품의 비중이 늘어난데다 문학작품들도 「사씨남정기」등 일부 문학교과서에만 나오는 지문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도표와 그림, 지도 등을 이용한 생소한 유형의 문제에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다.
듣기평가에서도 판소리 「흥보가」를 들려준뒤 판소리 구성요소를 묻거나 방송된 실제 뉴스를 들려주고 취재기자의 태도를 묻는 문제가 등장했다. 동북아시아 지도를 거꾸로 보여주고 대륙중심 사고에서 해양중심 사고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문제, 사씨남정기 지문에 근거해 제문(祭文)의 형식에 맞는 내용을 묻는 문제 등도 생소한 유형의 문제도 눈길을 끌었다.
종로학원 김용근(金湧根)평가실장은 『지난해에 비해 상위권(320점 이상)은 2점, 중위권(319-260점)은 3점, 하위권(260점 미만)은 4점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성환(吳成煥·18·서울과학고3)군은 『모의고사에서 평소 115점(120점 만점)정도를 받았는데 3-4점 정도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수리탐구Ⅰ
전반적으로 평이했다. 대부분의 문제들이 기본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있으면 쉽게 풀어낼 수 있는 교과서 예제 수준의 문제들이었다. 수험생들도 『평소 많이 접해온 유형이 대부분이어서 쉬웠다』고 말해 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만점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인도의 수학자 바스카라의 이름을 거론한 공통수학 문제가 수험생들을 다소 당황하게 했지만 차근차근 공식을 세워보면 크게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 방사능 반감기라는 용어를 이용해 「함수의 반감기」라는 용어를 새로 만들어 내 문제를 출제하는 색다른 시도를 선보이기도 했고 컴퓨터에 친숙한 수험생들을 고려한듯 컴퓨터 관련 문제도 3문제가 나왔다.
입시관계기관들은 점수대별로 인문계의 경우 상위권이 3점, 중위권이 2점 하위권이 1점, 자연계의 경우 상위권 4점, 중위권 3점, 하위권 2점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소 모의고사에서 75점(80점 만점)정도를 받아온 하세호(河世鎬·18·서울 휘문고3)군은 『문제가 대부분 접해왔던 유형이어서 쉽게 풀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리탐구Ⅱ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모두 전반적으로 교과서 내에서 출제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평. 이화여고 박진현(朴眞賢·19)양은 『교과서 내에서 단원별로 고루 출제된 것같아 비교적 평이했다』며 『크게 어려운 문제는 없었으며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문제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학탐구에서는 순수과학에만 치중하지 않고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과학현상을 과학의 기본원리를 이용해 푸는 문항이 나왔으며 지난해와 비슷하게 통합교과형 문항도 많이 출제됐다. 단순한 지식보다 사회현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탐구하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외국어영역
단순하게 문법만을 묻는 문항이 줄어든 반면 영어를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언어기능별로 다양한 문항이 골고루 출제됐다.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출제유형이 비슷하고 어휘도 평이한 수준이었으며 사고력과 창의력을 측정하기 위한 생활주변의 시사적인 문항도 많았다. 각 문항의 소재는 통합교과적인 것으로 선택됐으며 문항당 지문의 길이는 대부분 60-100개 단어 안팎으로 구성됐다. 변별력 유지를 위해 160-170개 단어 안팎의 긴 지문도 일부 출제됐다. 입시관계기관들은 상위권 1-2점, 중위권 2-3점, 하위권 2-3점 가량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정(李在貞·18·경신고)군은『전반적으로 쉬워서 만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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