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의 고유가행진이 연말 경제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원유가격은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배럴당 25달러(15일 서부텍사스중질유기준 25.13달러)가 무너지면서 소비자물가를 압박하고, 산업전반의 수요위축및 경쟁력약화를 부채질하는 등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대외신인도 회복의 견인차였던 무역수지흑자도 수출감소속에 수입급증으로 40여억달러가량 감소, 올 무역흑자 목표 250억달러 달성에 초비상이 걸렸다.
■유가 얼마나 오르나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에너지연구센터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가 지속된다면 1년후인 내년 4·4분기중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3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소는 『원유 증산이 이뤄지지않을 경우 시장은 위험할 정도로 불안정한 상황에 빠져들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감산을 주도하고 있는 OPEC 회원국들은 감산합의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올해 4월부터 시작된 1년간의 감산합의 기한을 더 연장하려는 분위기다. 오베이드 빈 셰이크 알나세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장관은 『OPEC 회원국들은 감산합의를 연장하는데 폭넓은 지지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 3월의 OPEC 회의에서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철을 앞둔 연료수요의 증가도 유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15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난방유는 갤런당 66.54센트에 거래돼 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8%를 공급하는 베네수엘라의 최대 석유노조가 며칠안에 전국적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소식도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경제파급영향
고유가는 본격적인 탄력을 받고 있는 우리경제의 성장속도를 둔화시키고, 수출감소및 수입증가, 소비자물가상승등의 악순환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4분기에 배럴당 11.15달러에 그쳤던 국제유가가 4·4분기에 25달러로 급등할 경우(99년 연평균 18.14달러) 지난해 평균유가(12.20달러)에 비해 48.8%나 상승, 성장률이 0.79%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소비자물가도 석유류제품및 전력요금등의 가격상승으로 3.25%포인트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무역수지흑자는 37억달러가 감소(수출 8억8,000달러 감소, 수입 28억2,0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별로 보면 생산비에서 유가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정유, 철강, 운수, 전력, 음식업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일반기계등도 수요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투자축소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고유가대응책 정부는 본격적인 고유가시대를 맞아 에너지가격체계 개편, 에너지절약시설 투자확대등을 통해 에너지다소비형 산업구조를 에너지저소비형구조로 전환하는 데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또 비축유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급격한 원유가격상승및 물량부족시 석유제품의 최고판매가격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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