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때 수많은 후유증 피해자를 냈던 고엽제가 60년대 우리나라 전방지역에도 대량으로 살포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서울방송(SBS)이 15일 보도했다.SBS는 이날 미 육군성의 비밀문서 등을 인용, 68년과 69년 주한 미군이 한국군을 동원, 비무장지대(DMZ) 남방 군사분계선 이남 민통선 북방지역에 고엽제를 뿌렸다고 전했다.
살포된 고엽제 양은 원액 기준으로 2만1,000갤런, 약 315드럼이며 고엽제 원액을 3대50으로 희석해 뿌린 면적은 무려 2,200만평으로 서부 전선에서 동부 전선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이다.
SBS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뿌려진 고엽제는 베트남전 참전자중에서 심각한 후유증 피해자가 많이 나타난 에이전트 오렌지로 암과 같은 난치병 후유증이 2세에까지 나타날 수 있는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고엽제 살포 직전인 68년3월 한국군 지휘자들에게 안전수칙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한국군 병사들은 방독면과 같은 보호장구를 갖추지 않은 채 수작업으로 살포작업을 했다.
이 방송은 또 당시 철책 소대장 등의 인터뷰를 통해 주한미군이 고엽제를 어떤 물질인지도 알리지 않아 병사들은 물론, 일선 지휘관들조차 고엽제를 단순한 제초제로 알았다고 전했다. SBS는 이에 따라 당시 한국군 병사 가운데 고엽제 후유증 피해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베트남 이외의 지역에서는 고엽제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 부인해왔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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