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역에서 교대역 방향으로 가다보면 큰길 오른쪽에 「㈜테크비즈니스랜드」라는 대형 전시관 같은 2층 건물이 나타난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게임 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게임전도사」 김태형(金兌衡·27)씨의 일터이기도 하다. 김씨는 이 회사 인터넷 사업부 팀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오히려 게임전도사라는 호칭이 어울린다. 그는 1층에 마련된 「테크넷」이라는 MS게임방 운영책임을 맡고 있다. 컴퓨터 50대가 설치된 이 곳은 하루 종일 게이머들로 북적댄다. 얼핏 보면 여느 게임방과 다를 바 없지만, 이곳에선 MS사 게임만 취급한다. 또 게임방 역할 뿐 아니라 MS신제품 시사회 등 홍보기능도 겸하고 있다.김씨의 역할은 이곳을 찾는 「에이저」들이 불편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MS신제품을 게이머들에게 알리는 일이다. 「에이저」란 MS사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에 푹 빠진 게이머들을 가리키는 말. 『많은 에이저들이 이곳에 찾아와 실력을 겨뤘으면 좋겠다』는 게 김씨의 바람이다.
그가 이곳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5월 이 회사가 주최한 제1회 전국게임경진대회에서 2등을 차지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학 졸업후 우연히 게임을 접하게 되면서 「에이지」게임에 빠져들었고, 직업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에이지」에 대한 김씨의 사랑은 각별하다. 『「에이지」는 승리의 조건이 다양하고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다른 게임보다 재미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초등학생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라면, 「에이지」는 분석력을 요구하는 게임이어서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프로게이머가 신종직업이 될 수 있을지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그는 그러나 『호기심이 강한 민족이어서 그런지 게임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며 국내 게임시장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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