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한 조각만 버려도 벌금무는 관광」, 「말 한마디 잘못해도 잡혀가고, 야호 소리도 못지르는 관광」으로 인상지워졌던 금강산 관광이 어느새 1년이다. 정주영회장이 소떼를 몰고 올라간 일을 계기로 거짓말처럼 실현된 이후 관광객이 억류되는 사고로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지만, 금강산 가는 배는 알게 모르게 남북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원동력이 되었다. 1년동안 그곳을 다녀온 사람이 14만명을 넘었으니 이런 일을 상상이나 했던가.■관광객들의 눈에 띄는 북측의 변화는 시설개선과 손님을 맞는 관계자들의 태도 변화다. 지금까지는 관광선 전용부두가 없어 부속선을 타고 상륙하고 귀선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그러나 현대측의 돌관공사로 이제는 장전항 남측에 관광선 전용부두가 준공돼 19일 이후는 바로 상륙할 수 있게 된다. 현대가 온정리에 지은 교예단 공연장과, 음식점 매점 휴게소 등이 들어선 온정각 개관은 근래의 일이고, 곧 동석동 코스도 선보인다.
■관광코스 중간중간에 간이화장실을 만들어 가장 큰 불편을 해소한 것도 반가운 변화라 할 수 있다. 올 봄까지만 해도 화장실 문제 때문에 만물상 코스를 단념하는 관광객이 많았다. 6월20일 민영미씨 억류사건을 계기로 코스 이곳 저곳에 배치됐던 북측 관리원 수가 줄고, 태도도 유연해졌다. 인근 고성읍과 온정리 주민들의 태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아무리 통제해도 눈에 보이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현대측 관광 종사자들과 선박 및 공사관계자, 차량정비원, 주유소 직원 등 남쪽사람 700여명이 현지에 상주하며 제한적이나마 북측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다. 현대는 1주년을 계기로 1,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온천장을 개장하고, 부두 주변 3만여평에 숙박업소 음식점 매점 등 위락시설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장전항 남쪽 관광부두 주변에 작은 현대타운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1년의 변화에 놀란 눈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올지 기대된다.
/문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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