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류일대에서 남성 정자수를 감퇴시키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 A가 검출됐다. 또 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낙동강에 사는 수컷 잉어의 암컷화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낙동강물을 원수로 사용하는 부산 경남지역 수돗물도 비스페놀A에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이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경성대 류병호(柳炳昊·56·식품공학)교수팀과 세계적인 환경호르몬 연구가인 일본 나가사키(長崎)대 다카오 류지(高尾雄二)교수가 7월부터 진행해온 낙동강 환경오염 연구조사 중간보고서에서 밝혀졌다.
류교수에 따르면 낙동강 하구둑 매리취수장 덕산정수장 주변 등 하류 3개 지점과 회동수원지 명장정수장 인근 2개 지역에서 강물을 채취, 분석한 결과, 5개 지점 모두에서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 명장의 경우 비스페놀A가 0.171ppb(ppb는 10억분율)로 가장 높았고 회동(0.170ppb) 하구둑(0.159ppb) 매리(0.085ppb) 덕산(0.056ppb) 순으로 나타났다.
류교수는 또 낙동강 하류에서 잡은 암·수컷 잉어 20여마리의 혈액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컷 7마리에서 비테로게닌이 각각 0.88~1.76 ㎍/㎖씩 검출됐다. 비테로게닌은 암컷에만 존재하는 단백질. 류교수는 『이 물질이 수컷에서 검출됐다는 것은 수컷 물고기의 암컷화가 상당기간 진행됐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현재 수질 대기 토양등 113개 지점에서 비스페놀A등 36개 항목에 대한 조사를 실시, 평가결과를 토대로 규제여부를 검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스페놀A=류교수는 『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호르몬은 1조분의 1이하의 극미량이라도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류교수는 또 『비스페놀A는 발암성이 강하며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한다』며 『음료수캔의 내부코팅제, 식기용기제조에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수지등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경부는 『비스페놀A가 환경호르몬 추정물질이긴 하나 남성정자수 감퇴나 독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부산=김창배기자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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