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막뚝만 박아놓으면 주가가 오르는 「덩달이 벤처」와 실적이 뒷받침된 알짜벤처는 구분돼야 합니다』빅뱅을 연상케하는 폭발장세로 연일 시장을 달구던 코스닥시장이 지난 주말 조정을 거치면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조정이 단기급등에 따른 상식적인 조정인지, 일각의 우려처럼 거품이 빠지는 전조인지 일반투자자들이 구분하기 쉽지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조정기가 코스닥 「옥석 가리기」의 중요한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외국인들의 최근 코스닥 투자패턴은 시사하는 바 크다. 외국인들의 주요 코스닥 순매수종목을 살펴보면 포털서비스 등 인터넷·정보 서비스업체에서 매수강도를 현저히 낮춘 반면 장비 중심의 하드웨어 종목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특히 지난 주 순매수 상위 5개업체 가운데 텔슨전자와 스탠다드텔레콤, 인터링크 등 3개 종목이 인터넷 장비관련업체인 반면 소프트웨어 관련업체는 하나로통신과 인성정보 등 2개였다. 하나로통신이 전통적인 외국인 선호주임을 감안하면 하드웨어 종목의 약진이 더욱 돋보이는 것.
신영증권 노근창(盧勤昌)선임연구원은 『인터넷·정보통신 서비스업체의 경우 투자리스크가 크고 시장성이 확인되지 않은 종목이 많은 데다 인프라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반면 장비업체는 실적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고 서비스업체의 인프라투자의 수혜종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의 여인택(呂寅宅)선임연구원도 『최근 코스닥의 과열이 「테마 성장성」에 기초한 무차별적인 것이었다면 연말로 갈수록 실적이 떠받치는 「종목 성장성」중심으로 투자패턴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주도·테마주의 성장전망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시장 진입장벽과 기술력및 모방난이도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 특히 매출이 높더라도 특정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업체는 가격구조면에서 불리할 뿐더러 장래성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지적. 실제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이같은 차별화양상이 드러나면서 기세좋게 상승하던 일부 종목은 대규모 이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는 반대로 벤처와는 무관하지만 하반기 내수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호전으로 주가 강세를 보인 의류업종의 데코나 화학업종의 호성케미칼, 자동차부품의 세종공업 등의 주가추이도 귀추를 모으고 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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