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엄마들끼리 육아 정보 교환해요」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풍아파트 김현림(39)씨 집. 아장아장 걷거나 뛰어다니는 아이들로 이방 저방이 놀이터로 변한 가운데 거실 탁자에서 어머니 5명이 토론에 한창이다.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는 「아이의 잘못된 버릇 고치기」. 『아이의 손가락 빠는 버릇에 애정표시를 자주 했더니 나아졌어요』『오줌싸개 아이를 알람 시계를 이용해 규칙적으로 깨워 용변을 보게 했더니 효과가 있더군요』
얼핏 「아줌마」들의 수다 장소인듯한 이 자리는 실은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육아 정보를 교환하는 「좋은 엄마 모임」의 서울 서초동 팀이 격주마다 여는 소모임. 이런 모임이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에 30여개가 있고 40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조경림 회장(31·대전시 정림동)을 비롯해 모든 구성원이 여섯살 이하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이다.
육아정보 홍수시대인 요즘에 이런 조직이 필요할까 싶지만 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조경림 회장은 『정작 육아에 필요한 세세한 정보는 의외로 찾기 어렵고 상업성에 치우치거나 외국 이론을 검증없이 받아들인 게 많아 아이 키우는 어머니 입장에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조 회장은 지난 97년 생후 5개월 된 딸을 키우다가 이웃 어머니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육아상식을 교환한 것을 계기로 모임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한 팀이었지만 거주지를 옮긴 회원들의 입소문이나 회지 등을 통해 여러 지역의 어머니들이 관심을 보여 지역별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별도의 팀을 꾸미게 됐다.
「좋은 엄마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팀별 소모임. 대개 한 회원의 집에 주간이나 격주간으로 모여 주제를 정해 실제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교환한다. 이웃끼리 서로 알고 지내는 효과도 있고 아이키우는 어머니라는 동질감을 느끼며 실제로 도움되는 정보를 얻기때문에 일단 가입하면 탈퇴하는 회원이 없다는 것이 자랑거리. 회원 김현림씨는 『남편이나 시부모와의 일은 어디에 대놓고 털어놓기도 어려웠는데 모임에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끼리 이야기할 수 있어 만족한다. 모임에서 알게 된 육아법을 남편에게 설명하면서 대화 시간이 많아지고 육아문제에 대한 갈등을 줄이게 됐다』고 한다.
소모임 팀장격의 어머니들이 한달에 1∼2차례씩 조 회장과 함께 회의를 열어 운영방향을 논의하고 유익한 정보를 모아 회지 「좋은 엄마들」에 반영해 유기적으로 연결 관게를 맺고 있다. 어머니들끼리의 토론만으로는 부족한 주제에 대해서는 세미나를 열어 정보를 얻는다. 지난달 대전에서 전문가들을 초청해 「좋은 엄마 되기교실 세미나」를 열었다. 6세이하 아이를 둔 어머니는 누구나 참여 가능. 연 회비 1만5,000원. (042)585-0652.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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