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친구가 명동의 한 불고기집의 맛이 좋다고 해서 따라 갔다. 과연 고기 맛이 별미였다. 계산해보니 다른 곳보다 두 배는 비싼 것같아 친구에게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당연하죠. 이 집이 한우전문이니까요. 돼지고기도 수입고기보다 제주도 똥돼지가 비싸죠』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수입고기보다 한우와 제주도 똥돼지가 당연하게 값이 비싸다.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사람들은 애국심이 강해서 나라가 어려울 때 금반지도 서슴없이 내놓았다는 보도를 듣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친구의 말은 다른 측면에서 이를 증명했다.
세상에서 자신을 찾고 자신을 인정해주는 것은 자신의 영혼이다. 나라에 국격(國格)이 있듯이 자신감이 국민에게 강한 애국심과 소속감을 안겨준다. 자기 나라의 역사와 문화, 전통과 풍습을 스스로 인정하고 귀하게 여기며 완강하게 유지하면 자신감과 자부심이 스스로 강해진다. 바로 이 힘때문에 어떤 난관과 시련을 겪어도 쓰러지지 않는 것이다.
한국이 IMF를 겪어 가장 어려울 때 나는 한국을 찾아왔다. 인상깊었던 것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는 한국인의 자신감이었다. 고속경제성장 후의 단기적인 구조조정에서는 실업률의 상승과 생활수준의 하강은 물론 심리적인 타격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빠른 속도로 활기를 되찾고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국민의 단결과 자신감이다. 「먼 길을 달려봐야 말의 힘을 알 수 있다(路遙知馬)」는 속담이 있듯이 시련을 겪지 않는다면 진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달은 경제적인 부를 급격히 축적하게 만든다. 그러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문화와 전통이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며 가장 가치있는 것이다. 민족, 지역적 특색이 많을수록 세계문명에서 차지하는 몫이 커진다.
한국에는 독특한 토산 상표들이 많다. 한글 한옥 한복 민요 춤 김치 신라면…. 이것들은 한국만의 강한 맛을 가지고 있다. 21세기가 될 때 한국사람들이 가지고 갈 최대의 재산도 이것이다. 한우의 고기값을 비싸게 받는 것은 당연하다. 제주도의 똥돼지 값도 비싸게 받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 살아난다.
/리슈에탕·성균관대 한문학과 석사과정·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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