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인사문제로 뒤숭숭하다. 이달 초 「의료보험 통합」을 주도했던 주무국장과 담당 사무관 3명이 전격 경질된데 이어 「실세」로 꼽히는 김희선(金熙鮮·53·행시 13회)기획관리실장(1급)이 지난주 초 돌연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불과 보름사이에 벌어진 일들이고, 특히 기획관리실장 자리는 「의보통합 무용론」을 주장하다 6월 직권면직된 김종대(金鍾大)전 실장에 이어 5개월여만에 또 바뀌게 됐다.기초생활보장심의관으로 옮긴 강윤구(姜允求)연금보험국장과 연금제도과 등으로 전출된 전병왕(全炳王)사무관 등 보험정책과 「3인방」은 의보통합건으로 쫓겨난 케이스. 이들 모두 『지칠대로 지쳐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고 애써 태연한척 하지만 시선은 곱지않다. 복지부가 9월 「의보통합 청와대 보고서」유출의 책임을 물어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인사가 복지부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압력에 못이겨 「마지못해」 단행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본인이 원해 인사를 했다면 당연히 이들이 원하는 자리에 보내줬어야 했는데도 결과는 반대였다.
김실장 사표 배경을 놓고도 추측이 난무하다. 기획관리실장은 의보통합 의약분업(약사법 개정안) 등 현안에 대해 대(對)국회 창구를 맡아야 하는 중요한 자리인데도 김실장이 갑자기 사표를 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실장은 『사표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것』이라며 『「새로운 인생」을 살기위해 공직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부 주변에서는 복지부의 인사가 치밀하지 못하고 즉흥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의보통합 의약분업 국민연금 등 국민복지 핵심부서 공무원들을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부서로 전출시켜 오히려 일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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