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의 초기 형태로 추정되는 문자가 기록된 화강암 비문이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고대 무역통로였던 이집트 나일강의 서쪽 사막지역에서 발견된 비문으로 인류사 최고의 발명품으로 여겨지는 알파벳을 발명한 시기와 장소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고 밝혔다.이번 발견은 93, 94년 예일대의 이집트학 교수인 존 콜맨 다넬박사 팀이 고대도시 테베 인근 공포의 계곡이라고 알려진 엘-홀 와디 지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이집트의 영향을 받은 셈족의 이 문자는 기존의 초기 알파벳이라고 알려졌던 것보다 200-300년 앞선 기원전 1900-1800년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존스 홉킨스대의 맥카터 교수는 『내가 2년전에 썼던 논문들이 모두 쓰레기가 되어야 할 판』이라며 『이 비문의 작성연대와 장소는 알파벳의 초기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근동지역 언어와 문화의 전문가인 하버드대의 크로스 교수는 이 비문을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결론내리면서 『형태가 셈족의 후기알파벳과 유사한 것으로 봐서 알파벳이 단선의 진화과정을 거쳤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A는 이집트 상형문자의 황소머리에서, B는 집모양, M은 물결모양, H는 두팔을 든 북치는 사람의 형상에서 발전했다는 것이다.
관련학자들은 셈족이 발명한 이 문자를 페니키아인이 더 발전시킨 다음, 이를 다시 그리스로 전파해 기원전 12세기에서 9세기 사이 서구사회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조사를 이끈 다넬교수는 『엘-홀 와디처럼 버려진 땅에서 인류 문자사의 위대한 발전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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