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호남·영동 고속터미널 공사현장. 임시 막사같은 터미널 한켠에 8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33층짜리 현대식 건물이 우뚝하다. 건물 내부에는 호텔용 객실 칸막이및 내부 치장공사가 한창이다. 건물 앞에는 분수대및 마무리 조경공사를 하는 인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서울의 관문인 반포 고속터미널 주변이 내년 3월부터 몰라보게 달라진다. 고속버스를 타기 위해 잠시 들러야 하는 번잡한 장소가 아니라 백화점과 호텔, 고급 쇼핑몰이 함께 하는 강남의 생활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호남·영동 고속터미널 부지는 연면적 13만평 규모의 「센트럴 시티」로 탈바꿈한다. 내년 3월초 개장 예정인 센트럴 시티는 1층의 고속터미널과 이와 연결된 3개의 독립 건물로 구성돼 있는데, 33층짜리는 외국 호텔체인인 JW메리어트호텔, 10층건물은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6층 건물은 컨벤션 센터와 예식장을 겸비한 아케이드로 꾸며진다.
터미널 주변 교통여건도 크게 바뀐다. 기존의 지하철 3호선 외에도 내년 상반기에 완공되는 지하철 7호선, 2005년 개통하는 9호선도 이 곳을 지나게 된다. 터미널 남쪽의 사평로는 8차선에서 10차선으로 확장되고, 터미널 북쪽의 신반포로를 지나는 버스노선의 절반 가량이 사평로로 옮겨진다. 또 호남과 경부선 터미널 사이에 4차선 일방통행로가 생기고, 터미널 남쪽 반포천 복개도로등에 4,000여대를 수용하는 주차장이 들어서게 된다.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기는 터미널 인근 지역도 마찬가지. 터미널 남쪽 교차로에서 대각선으로 마주한 야산은 깍여져 2,000평 규모가 서래공원으로 조성된다. 바로 이웃한 대지에는 팔레스호텔측이 10층짜리 건물을 2002년 월드컵 개최전까지 지을 예정이다. 외국 호텔체인과 국내 토종호텔업체가 벌이게 될 경쟁이 볼만할 것 같다.
이와함께 인근 반포 주공아파트 1만3,000세대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고밀도로 재건축되고, 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옛 삼풍 백화점부지에는 42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4개동(750세대)이 건립될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럴 시티측은 『현재 16만명에 달하는 터미널 주변의 하루 유동인구가 내년에는 1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혼잡한 이 지역의 교통난에 대한 우려도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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