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閉經)을 맞는 여성은 신체 변화와 함께 현역을 은퇴하는 듯한 허전함에 사추기(思秋期)를 한바탕 겪게 된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 앞으로 20년 후에는 폐경 여성이 전 여성인구의 40% 가량이 될 전망이고 보면, 폐경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같다. 대한폐경학회가 이 번달을 「폐경 여성의 달」로 선포하고 대국민 홍보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결핍으로 노화가 촉진된다. 특히 질(膣) 조직이 위축되면서 건조감을 초래, 성교통의 원인이 된다. 질건조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에스트로겐을 보충해 주는 호르몬대체요법.
부족해진 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폐경을 관리하면 골다공증이나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여러 모로 유익하다. 질건조감이 심한 경우엔 질윤활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질윤활제는 의사와 상의해 질내에 강한 산성도가 유지될 수 있는 제품을 골라야 질염과 같은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폐경 여성의 성생활을 방해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욕구의 저하. 여성도 성욕의 경우엔 주로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남성호르몬은 여성의 난소, 부신피질, 말초조직에서 소량씩 분비돼 양념과 같은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
따라서 호르몬대체요법을 할 때 남성호르몬을 소량 추가하면 성욕 증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성욕은 젖분비호르몬으로 알려진 프로락틴과도 관계가 있다. 질 내압의 진폭을 측정한 결과 성적 흥분이 저하돼 있는 폐경 여성은 혈중 프로락틴 수치가 높았다. 프로락틴은 스트레스호르몬으로도 알려져 있는 만큼 폐경 여성의 성욕 저하는 정신적, 사회적 문제가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다.
폐경기 여성이 건강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면 성에 대한 생각이 깨어 있어야 한다. 성적으로 활발한 여성은 건강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인생의 황금기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는 비결은 즐거운 성생활에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인애산부인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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