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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그룹 사기사건] 美 증권거래위 자금추적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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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그룹 사기사건] 美 증권거래위 자금추적에 나서

입력
1999.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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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린스턴그룹의 국제적 사기사건(9월 15일자 국제면 보도)의 일본 기업 피해액 가운데 722억엔의 행방이 묘연, 미증권거래위원회(SEC)가 국제적 자금추적에 나섰다.SEC 자료를 입수한 요미우리(讀賣)신문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야쿠르트 등 70여 일본 기업이 프린스턴채(債) 매입에 들인 약 1,200억엔의 자금중 유용이 확인된 것은 약 478억엔에 불과했다. SEC는 프린스턴 그룹이 끌어 모은 자금을 도쿄(東京)와 런던, 홍콩, 호주 등지의 자회사로 송금한 흔적을 확인, 나머지 약 722억엔이 도피·은닉처를 찾고 있다.

프린스턴채는 프린스턴그룹이 연리 4~5%을 약속하고 발행, 70여 일본기업이 프린스턴의 사실상의 자회사인 크레스베일증권 도쿄지점을 통해 약 1,200억엔 어치를 사 들였다. 그러나 8월 프린스턴그룹 마틴 암스트롱 회장이 증권사기죄로 구속되면서 거액의 자금이 만기 자금 상환 등 엉뚱한 곳에 쓰였고 리퍼블릭 뉴욕증권의 일본 고객 구좌는 텅비어 있었다. 대신 그룹 핵심회사인 프린스턴 이코노믹스 인터내셔널의 구좌가 개설돼 있었고 550회에 걸쳐 일본 기업의 자금이 입금됐으나 82억엔만이 남은 것으로 밝혀져 애초부터 계획된 사기임이 분명해졌다.

조사 결과 암스트롱 회장이 97년 11월~99년 8월 외환거래와 귀금속 선물거래에서 입은 385억엔의 손실을 메웠고 개인적 취미인 우표·동전·골동품 수집에 11억엔을 쓴 것 등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722억엔은 리퍼블릭 뉴욕증권의 구좌에서 다시 해외의 프린스턴 자회사로 송금된 것으로 밝혀졌으나 자금흐름이 워낙 복잡해 마지막 도착지를 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령 79년 영국에서 설립된 크레스베일증권 자체가 애매하다. 대주주인 프랑스은행의 파산 이래 90년 도쿄와 홍콩지점에 한해 프린스턴그룹이 자본 참가를 해 모기업이 됐다. 프린스턴그룹이 운영하는 펀드 판매를 주업으로 해 왔으나 홍콩지점은 증권업을 포기, 사실상 도쿄지점만 남았지만 도쿄지점도 최근 업무가 정지됐다. 본점은 케이먼군도에 적을 두고 있어 전형적인 유령회사이다. 런던과 호주의 프린스턴 관련 자회사들도 본점을 이른바 「택스 헤이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거액의 자금은 국제적인 돈세탁에 이용됐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프린스턴채 사기란] 허황된 고수익제시 폰지사기 전형

프린스턴채 사기사건은 고전적인 투자사기극인 「폰지사기」의 전형. 마틴 암스트롱 프린스턴 그룹 회장이 9월 13일 뉴욕 지방검찰에 사기혐의로 기소되면서 표면화됐다. 암스트롱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헤지펀드 프린스턴 이코노믹 인터내셔널이 92년이후 연평균 28%의 투자수익률을 올렸다며 일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일본에서는 95년이후 공금리가 0.5%에 불과, 암스트롱이 연 4%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 프린스턴채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었다.

그러나 암스트롱의 헤지펀드는 실제로 수백만달러의 투자손실을 보고 있었고, 그가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으로 돌려준 돈은 신규 고객의 투자자금이었다. 결국 프린스턴채는 「허황한 고수익률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뒤에 들어오는 투자자의 원금으로 앞사람의 이익을 챙겨주다 끝내는 사기로 막을 내리는」 고전적인 폰지사기로 드러났다.

/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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