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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수사] 중앙일보 간부 文씨 소환 뭘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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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수사] 중앙일보 간부 文씨 소환 뭘캐나

입력
1999.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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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소환된 중앙일보 문일현 기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입을 열기 시작함에 따라 언론문건 사건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방증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이 현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나 야당의 주장처럼 여권의 「정치 역공작」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검찰은 이 사건의 큰 줄기인 문건작성 경위와 관련, 중앙일보 간부 문모씨를 12일 소환하기로 했지만 문씨가 언론장악을 목적으로 문건작성에 개입했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기자가 고교선배인 문씨와 협의했다면, 장기간 중국 체류로 인해 국내 언론상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문씨를 통해 「상식」적인 차원에서 「조언」받는 수준이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작 검찰이 문씨를 상대로 추궁하려는 대목은 문건작성 개입보다는 문건작성 당시 문기자와 통화한 내용과 배경이라는 관측이다. 문기자는 지난 6월 문씨와 『언론대책문건을 작성해 이종찬 부총재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통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은 문씨를 상대로 정확한 통화내용과 경위, 시점 등을 조사,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문기자의 문건작성 동기 부분을 밝혀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정상명 2차장 검사도 『문씨를 소환한 이유는 문건작성에 개입했기 때문이 아니라 문건작성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문기자를 사흘째 추궁한 결과 문기자가 자발적으로 문건을 작성했다는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부총재측과의 사전 교감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문기자로부터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부총재측이 언론장악 음모를 위해 문기자에게 문건 작성을 요청했을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사전교감이 이뤄졌더라도 친밀한 관계인 문기자가 적극적으로 문건작성 의사를 피력해 오자, 묵시적으로 동의해 주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짐작이다. 문기자가 당시 이부총재에게 수시로 중국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해온 점에 비춰볼 때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에따라 금명간 이부총재를 다시 소환, 당시 문건작성 과정에 직접적인 「요청」을 했는지 여부와 이를 실행에 옮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가릴 방침이다.

결국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 상황으로 미뤄볼 때 이번 사건은 「문기자 자발적인 문건작성-이부총재에 전달-평화방송 이도준기자 유출-한나라당 정형근의원 폭로」라는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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