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11월 「I'm Your Girl」 로 데뷔한 이래 2년 만에 국내 최고의 여성 그룹 중 하나로 성장한 S.E.S. 3집이 나왔다. 깜찍한 소녀 그룹의 이미지로 나타나 일본으로 진출, 국내 TV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 「귀빈 전략」 으로 신비감을 고조시키는 등 나름의 이미지 관리에 신경 써왔다. 핑클이 친근한, 연예인 같지 않은 이미지로 대중화 전략을 썼던 것과는 비교된다.이번에는 슈크림처럼 달콤한 음반 「러브(LOVE)」다. 타이틀 곡인 「러브」(유영진 작사·작곡)는 R&B 코드 패턴과 멜로디에 힙합 리듬을 얹은 블랙뮤직 스타일의 노래. 그러나 심각하지 않고 바다, 유진, 슈의 달콤한 목소리가 남았다. 이전의 유영진 스타일처럼 외국 곡같이 세련됐지만 우리 대중의 기호에 적절히 맞춘 곡이다. 역시 유영진 곡인 「Twilight Zone」은 드럼&베이스 리듬에 랩을 가미하고 보컬 역시 훨씬 흑인적 발성에 가깝게 다가선 곡이다. 떠나가는 사랑을 유혹해서라도 잡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다.
노래 12곡과 15개의 토크(Talk) 트랙으로 구성된 음반은 H.O.T.의 「아이야」처럼 스타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S.E.S 는 너무 튕긴다」는 비난을 의식해서일까. 음반은 전체적으로 실험보다는 좀 더 안전한 전략을 채택한 평작이다. 요정의 이미지를 가졌던 지난 음반에서보다는 훨씬 성숙한 이미지로 변신했고, 머리도 물들였다. 그래서 KBS로부터 『노랑 머리로는 출연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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