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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수사] 실체윤곽 잡은듯...여유있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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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수사] 실체윤곽 잡은듯...여유있는 검찰

입력
1999.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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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문건대책 고소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1일 실체적 진실의 윤곽을 잡은 듯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12일 소환되는 중앙일보 간부 문모씨에 대한 신문사항 등을 검토했다.○…중앙일보 문일현기자는 11일 서울지검 11층 특별조사실에서 가족들과 상봉, 회포를 푼 것으로 알려졌다. 문기자는 『일단 집에 가서 쉬고 다시 조사받는 것이 어떠냐』는 가족들의 권유에 『내가 지금 나간다면 식구들도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기자는 중국에서 혼자 지냈으며 지난 8일 귀국 직후 서울지검으로 소환되는 바람에 가족과 만나지 못했다.

○…검찰주변에선 문기자가 하드디스크의 교체이유로 주장한 「사적이고 부적절한 내용」이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 내용에 관심이 쏠렸다. 한 검찰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른 사람에게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란 점에 수긍할 수 있었다』며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로 한다면 정말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문기자가 교체한 하드디스크는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SENS 600 시리즈 기종의 하드디스크와 같은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로 바꾼 하드디스크엔 문기자가 96년11월 노트북PC를 지급받을 당시 설치돼 있었던 「훈민정음 5.0」 대신 최근 나온 「훈민정음 7.0」이 깔려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새로운 하드디스크엔 또 96년부터 98년 문기자가 휴직할 때까지 작성한 500여건의 기사파일이 깔려 있어 문기자가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는 사실까지 감추려 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바뀐 하드디스크의 특성과 고유번호 등을 통해 주인을 찾으면 원래 하드디스크의 행방을 쫓는데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8월21일~10월20일 문기자의 통화내역 분석에는 수사의 중점을 두지 않는 눈치여서 사건이 터진 뒤 통화내역을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8-10월의 통화분석결과 문기자가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전화한 곳은 중앙일보, 정치인, 친인척 등이었다. 그러나 검찰관계자는 『사건이 터지기 이전의 전화통화 내역으로 별로 정밀 분석할 가치가 없다고 보인다』며 『통화가 집중된 이유도 한번 안부전화 걸다보면 이사람 저사람에게 계속 걸게됐다는 문기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찰은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의 진술에도 상당한 진전이 있음을 시사하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 수사가 마무리수순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읽게 했다. 검찰관계자는 아예 『이기자의 구속기간도 연장한 만큼 이기자의 진술부분에 대해서는 금명간 브리핑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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