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에서 총선 출마자들이 빠져나오는 시기가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총선에 대비한 여권의 전열 정비, 특히 청와대 비서실의 안정을 이유로 조기개편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정기국회 회기중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을 뒤흔들 수 없다는 게 중론으로 자리잡으면서 조기개편설은 고개를 숙이는 분위기다.사실 조기개편설은 내각이나 청와대 비서실이 출마 희망자들의 움직임으로 들뜬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아울러 선거를 담당할 청와대 진용의 구축이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전략적 고려도 한 근거였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선거가 전부가 아니며, 선거 대비도 당이 주도하면 된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청와대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의 마카오 방문이 내년 초 개편의 단초가 되고 있다. 김실장은 「마카오 주권반환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12월 18일부터 21일까지 마카오를 방문할 예정이다. 여권 주변에서는 『김실장에 무게를 실어주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배려』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일정을 고려하면, 김실장 귀국 후 곧바로 개편이 이루어지는 것은 어색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사회 분위기도 연말 개편을 어렵게 하고 있다. 20세기의 마지막이라는 금년말의 상징성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가 흥분하는 마당에 내각과 청와대 개편을 한다 해도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도 없다. 또 김대통령이 연례적으로 보내는 연말연시 휴가에서 정국구상을 한 후 개편을 하는 게 순리라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선거를 담당해야 하는 정무수석은 먼저 바꿔야한다』는 의견도 별로 탄력을 받지못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은조급하지 않다』면서 『특정인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독특한 해석을 촉발하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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