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언론문건」파문으로 난마처럼 얽힌 정국 정상화에 의견을 접근시켜 가고 있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 자민련 이긍규(李肯珪)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는 11일 오후 3담 총무회담을 갖고 정국현안인 선거관계법 처리, 정형근(鄭亨根)의원 발언파문, 언론대책 문건 국정조사 문제를 협의했다.3당총무는 이 자리에서 일단 정국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인 선거법 처리 문제를「총무수준」에서 해소키로 원칙적인 의견일치를 보았다. 이총무는 총무회담 뒤『여야가 선거법을 합의처리하자는 여당의 제의에 대해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며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선거법을 단독처리하지 않겠다고 언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총무간「합의문」정도로는 선거법 단독처리가 없다는 보장에 미흡하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공개장소에서의 언급과 달리 사석에서 이총무는『꼭 대통령 입이 아니라도 청와대 공보수석이나 정무수석의 말로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말로 절충의 여지를 남겼다. 이총무는 또 『19일께로 예정된 대구집회는 그대로 간다』며 장외투쟁 의지를 접지 않았는데, 이 역시 실전용과 압박용의 양수겸장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중선거구제 날치기 통과 저지」란 최종목표를 확실히 견인해 내기 위한 쥐어짜기 전략인 셈이다.
그간 여야 불신의 근원이었던 선거법 처리문제가 어떤 형태로든 풀릴 경우 정국은 빠른 속도로 정상화 될 가능성이 크다. 정형근의원 문제는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 등을 통해「빨치산식」 발언에 대해 유감표명을 하는 수준에서 여야가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대신 국민회의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체포동의안 처리를 유보하되 언론대책 문건은 국정조사를 통해 해법을 찾는 타협안이 제시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국정조사 역시 목적과 증인선정에서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접점을 찾을수 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각종 정치현안이 결국은 선거법 처리에 그 뿌리가 닿아 있음을 감안하면 주말과 내주초를 고비로 정치복원의 단초가 마련될 것 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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