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0일 여당의 선거법 단독제출에 대해 가동 가능한 모든 포문을 열어 응사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여권이 중선거구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 단독처리 뜻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하순봉(河舜鳳)총장은 『선거법 개정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여당이 의회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원내외 투쟁뿐 아니라 만일의 경우 선거 보이콧을 통해 여권의 기도를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병렬(崔秉烈)부총재는 『언론대책 문건 파문이 김일성고지 전투라면, 선거법은 한국전쟁』이라며 『앞으로 한달간은 전쟁의 성패를 결정하는 일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 핵심당직자는 『지금까지의 여야간 힘겨루기는 결국 선거구제 싸움을 위한 샅바잡기였다』며 『선거법 날치기 통과에 대한 의혹과 우려가 씻어지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정국파행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이에 대해 국민회의는 『그동안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법안을 낸 것인데 무슨 엉뚱한 소리냐』며 시덥잖게 대꾸했다. 박상천(朴相千)총무는 『선거법안을 여야가 각기 제출해 놓고 협상하는 방안과 협상후 공동제출하는 방안중 첫번째가 효과적이라 판단, 단독제출한 것』이라며 『선거법안을 냈다고 해서 꼭 단독처리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총무는 그러면서도 『협상이 지연될수록 단독처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 「귀책사유」의 고리를 야당에 걸어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한편,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여당 공동안이 제출된만큼 당직자와 당원 모두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해 달라』면서 『나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를 만나 계속 지원을 당부하겠다』고 중선거구제 드라이브 의지를 재확인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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