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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우승… 한물갔다는 말 안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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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우승… 한물갔다는 말 안하겠죠"

입력
1999.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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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 차지한 서봉수 9단「영원한 명인」 서봉수(徐奉洙·46) 9단이 오랜 슬럼프를 딛고 재기의 날개를 활짝 폈다.

최근 제4기 LG정유배 프로기전에서 놀라운 투혼으로 우승, 7년만에 무관(無冠)에서 탈출한 서9단은 『젊은 체력과 뛰어난 두뇌를 겸비한 신예 기사들의 틈바구니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준 승리여서 더할 나위없이 기쁘다』며 『명인전에서 생애 첫 타이틀을 따던 시절의 각오로 바둑공부에 더욱 정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9단은 프로입문 2년째인 72년 약관 19세(당시 2단)에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명인전(한국일보사 주최)에서 우승,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후 명인위를 5연패, 지금도 그의 이름 뒤엔 「명인」이란 호칭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93년 국기전에서 이창호(李昌鎬)9단에게 타이틀을 빼앗긴 이후 절치부심의 세월을 보내면서도 그는 94년 국내 프로기사 가운데 처음 1,000승을 돌파했고, 97년 국가대항전인 진로배에서는 9연승이란 경이적인 기록으로 한국에 대회 5연패를 안겨줬다.

하지만 이미 「세계 최강」으로 발돋움한 국내 바둑계에서 타이틀에 복귀하기란 쉽지 않은 일. 「한물간 노장」이라는 설움을 씻는데 장장 7년의 세월이 걸렸다.

올들어 서9단의 성적은 32승16패(승률 69%). 반타작에도 이르지 못했던 지난 해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일본 유학파들과는 달리 오로지 독학으로 입신에 올라 「된장바둑」「잡초바둑」「야생마」등으로도 불리는 서9단은 『천재가 아니라 보통의 머리를 가진 사람이라면 필생을 공부하고 노력하는 방법 밖에 왕도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두었던 대국들을 하나하나 끊임없이 복기해보며 실패의 원인과 정답을 찾는 것이 요즘 일과』라고 말했다.

9월부터는 PC통신 유니텔을 통해 「사이버 바둑교실」을 운영하며 바둑보급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그는 『인터넷을 통해 신세대 젊은이들 사이에 바둑문화를 확산시키고 바둑을 세계화하는데도 기여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사진설명】7년 무관의 설움을 씻고 타이틀 보유자 대열에 복귀한 서봉수9단. /최흥수기자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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