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진그룹 탈세사건과 관련, 조수호 한진해운사장과 조양호 대한항공회장을 소환하고, 금명간 조중훈 한진그룹명예회장도 소환조사할 방침이어서 이들 3부자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의 고발, 수사의뢰 내용이 이들 3부자에 집중돼 있는 반면 통상 부자나 형제를 동시 구속하지 않는게 관행이어서 검찰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검찰은 국가경제를 좀먹는 조세포탈사범은 법에 따라 엄정 처리해야 한다는 측면과 조회장 가족관계, 기업 및 경제에 미치는 파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관계자는 조회장 일가의 구체적인 신병처리 수위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여러가지를 종합 판단, 상식과 순리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원칙론만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늦어도 조사장에 대한 신병처리가 결정되는 10일 오후까지는 조회장일가 3부자의 사법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과 4남 정보근(鄭譜根)회장, 덕산그룹 박성섭(朴誠燮)회장과 모친 정애리시(鄭愛利施)씨, 임창렬(林昌烈)경기지사부부가 구속된 전례가 있지만 3부자가 함께 구속된 일은 없었다.
검찰은 한진그룹 경영의 실질적 총책임자인 조명예회장만을 구속하고 두 아들은 불구속하는 방안과 두 아들을 구속하는 대신 조명예회장은 불구속하는 방안, 조회장만 구속하는 3가지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예회장이 79세로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명예회장이 구속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검찰은 일단 두아들을 구속하는 쪽에 무게를 싣는 듯한 분위기이다.
한편 포탈세액이 684억원으로 사상 최대규모인데다, 포탈액 23억원으로 구속된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사장과의 형평성을 감안할 때 조회장만을 구속하는 것은 국민의 「법감정」과 동떨어진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기업이나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검찰] 한진형제, "형사처벌 순리따라 신속히 결정"
대검 이종왕 수사기획관은 9일 한진그룹 탈세사건 수사와 관련, 『조중훈 한진그룹명예회장 일가의 형사처벌은 상식과 순리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수호 한진해운사장은 귀가하는가.
『계속 조사중이다. 밤늦게 또는 10일까지 조사한 뒤 결정하겠다. 갈수도 있고 못갈 수도 있다』
-조사장이 혐의사실은 인정하는가.
『혐의 대부분을 개괄적으로 시인했다』
-혐의사실을 인정했다면 신병처리는 어떻게 되나.
『내일 중에 결정할 것이다』
-조사장이 횡령한 자금의 사용처는 조사하고 있는가.
『현재 수사하고 있는 대목이다. 진행중이라고 보면 된다』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나.
『현재 국세청으로부터 고발 또는 수사의뢰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수사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조중훈 명예회장 소환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 수사진행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것이다』
-조회장일가 3부자 형사처벌은 어떻게 되나. 형제를 동시 구속할 수도 있나.
『범죄사실, 기업에 미치는 영향, 조회장일가 가족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상식과 순리에 따라 결정하겠다』
-이번주중 3부자의 신병처리가 결정되나.
『최대한 신속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
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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