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인현동 호프집화재로 많은 학생들이 희생됐다. 정부는 소방관련법규 174건을 최근 완화했지만 선진국에서는 안전관련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임을 강조하고 싶다.현행 소방관련법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일반음식점의 경우 모두 소방법규제를 받지 않는 점이다.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얻어 영업중인 업소 가운데 대다수가 호프집 소주방 카페 등 주류판매를 위주로 하는 곳들이어서 화재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는데도 내장재 불연화, 비상구 설치, 각종 소방시설의 설치 등 단란주점과 유흥주점에 준하는 시설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때문에 불이 나면 가연성 실내장식물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하고 대피와 초기진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인천 화재같은 대형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단란주점이나 유흥주점 허가 때 시행하는 「소방·방화시설 완비증명제」를 술을 판매하는 일반음식점에까지 확대적용해야 한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소방관서가 내장재 피난시설 경보시설 소화시설을 갖추고 영업하도록 사전규제할 수 있어 일반음식점의 대형 화재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둘째로 술을 파는 일반음식점에 대해서도 청소년 출입을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단란주점과 유흥음식점은 청소년이 출입하거나 종사할 경우 허가취소 등 강력한 행정제재와 강제조치를 취하지만 일반음식점에 대해서는 단속과 처벌이 허술하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즐길만한 문화공간을 더 많이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로 내장재 규정의 확대적용이 필요하다. 화재시 가장 치명적인 유독가스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내장재가 잘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 건축법상 내장제 설치대상을 확대하고 불연화규정도 세분화해야 할 것이다.
소방규제의 강화가 사업비용을 높여 업체의 수입감소와 물가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이번 인천 화재에서 보듯 안전규제를 완화하면 대형 사고가 발생, 결국 전체적인 사회비용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김권운 경기 광명소방서 소방행정담당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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