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웃고 KBS는 울다. 두 방송사의 가을 개편으로 등장한 새 일일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다. 10월 11일 첫 방송한 MBC 「날마다 행복해」는 일일극으로선 지난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시청률(33%) 2위를 기록해 「보고 또 보고」의 인기가 재연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10월 18일 선보인 KBS 「해뜨고 달뜨고」는 15% 선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4월초 종영한 「보고 또 보고」 이후 일일 드라마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4월초에 시작한 MBC 「하나뿐인 당신」 과 KBS 「사람의 집」, 그리고 SBS 「약속」은 10-20%를 기록하다 막을 내렸다.
MBC의 「날마다 행복해」는 20%대로 출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보고 또 보고」의 한달간 시청률 상승 속도보다 빠르다.
일일 드라마의 시청자 반응이 이처럼 엇갈린 것은 드라마 구조의 단순성과 캐릭터의 특정한 이미지 부각, 그리고 연기력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MBC와 KBS는 일일드라마에서 두 형제의 사랑을 중심에 놓고 이를 둘러싼 가족·세대간의 갈등을 축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MBC 「날마다 행복해」 의 김상경과 이훈 형제의 성격은 극도로 대비된다. 김상경이 이성적이고 이기적으로 차분하게 연기하는 반면, 이훈은 감정적이고 이타적으로 코미디언에 가까운 연기를 해 상반되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각인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KBS의 「해 뜨고 달 뜨고」 의 이창훈·류진 형제의 성격은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의 연기 패턴이 고뇌하고 복합적인 성격을 표출하는 것이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날마다 행복해」는 극의 전개를 한지붕 두 가족과 회사에 한정시켜 드라마의 집중도를 높였지만 「해뜨고 달뜨고」는 세 가정과 회사 등 여러군데에서 사건이 전개돼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KBS 윤흥식 주간은 『작가와 의논해 다음주부터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극 구조를 가급적 단순하게 정리해 드라마를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드라마 출연진의 연기력도 대조된다. 「날마다 행복해」 는 김상경 이훈 이태란 김정은 등 젊은 층의 튀는 연기와 김용림 박원숙 박근형 등 연기파 탤런트들의 자연스런 연기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반면 「해뜨고 달뜨고」에선 주인공인 류진과 염정아의 연기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데다 신선감도 떨어지고 있다.
한편 9월 6일 코믹 홈드라마를 지향하며 출발한 SBS의 「당신은 누구시길래」는 가족간의 화목과 젊은이들의 경쾌한 사랑을 그려나가겠다는 기획의도가 사라지고 억지 웃음만을 강요하는 드라마가 돼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일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삶의 진정성과 인간의 고뇌를 그리는 드라마보다 가볍고 단순한 드라마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의 시청태도는 그런 기호에 맞추는 연속극만을 양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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