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가 60억명을 돌파했다. 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는 세계를 1,000명이 사는 「지구촌」에 비유, 지구에는 아시아인이 584명으로 과반수가 넘으며 아프리카인과 유럽인이 각 124명으로 상위권을 형성한다고 밝혔다. 사용언어는 아시아권의 중국어가 165명 영어가 86명 힌두어가 83명 순이었다. 아시아대륙과 중국의 맨파워를 실감하게 해주는 자료다.얼마 전 중국인민외교학회 초청으로 중국을 다녀왔다. 한·중 수교 이후 몇 차례 중국을 방문한 적 있지만 이번에 본 중국은 공항과 같은 대규모 국가 인프라 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같은 대도시들은 화려한 백화점과 비즈니스센터가 들어찬 고층빌딩 숲으로 변모해 있었다. 사회주의와 개방정책의 절묘한 조화 속에 전국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중국의 화려한 변신을 가장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는 쪽은 미국이다. 미국 내외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이 시장경제체제와 권위주의적인 정치구조를 무난히 해결하고,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강화한다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초강대국은 물론, 미국과 패권경쟁을 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미·소 냉전 종식 이후 세계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미국은 두가지 관점에서 세계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첫째, 미국이 세계경찰국가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전략이다. 둘째, 군사력 일변도가 아닌 경제력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특히 중 일 러와 같은 강대국이 포진해 있고 집단안보기구가 없으면서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이룩해 미국의 거대한 시장 역할을 하는 동북아 지역을 중점 관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중국은 광활한 영토와 12억 인구, 핵무기를 보유한 군사대국이므로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90년애 이후 사회주의 시장경제 확립을 통한 경제발전을 최우선 정책으로 설정하여 실용주의와 정방위외교를 지향하면서 강대국의 면모를 다져왔다. 그러나 현단계에서는 중국이 섣불리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아시아내에서 인접국가들을 상대로 세력 범위를 최대한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동쪽으로는 북한 러시아, 서쪽으로는 중동, 남쪽으로는 동남아, 북쪽으로는 몽골 등 15개 이상의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 국가에 언제든지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개방으로 축적한 부와 막강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동서남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여 대국의 면모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떠오르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인 채,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주변상황은 다시금 긴박해지고 있다. 우리가 구한말 비운의 역사를 되풀이 않기 위해서는 국제사회 변화의 본질을 꿰뚫는 혜안을 가지고 장기적인 대외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김정원 세종대교수 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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