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법원이 5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반(反)독점법 소송사건에서 MS측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한 판결을 내림으로써 세계 컴퓨터 스프트웨어업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1911년 스탠더드 오일의 반독점사건 이후 가장 큰 파장이 예상되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미 법원의 이날 판결은 최종판결에 앞서 사실관계를 밝히기위해 내린 예비판결이기때문에 MS측에 대해 처벌이 내려지는 등 당장 어떤 변화가 수반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번 판결은 지금까지 지루한 법리공방을 거듭해온 MS의 시장독점문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실질적인 사실인정 판결」이라는 점에서 소송 당사자인 MS는 물론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의 전반에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넷스케이프 등 경쟁업체쪽에선 벌써부터 「MS해체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번 판결이 MS에 대한 반독점 재판의 1단계 과정이라고 한다면 2단계는 MS가 구체적으로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확인이고 위반사실이 드러나면 마지막으로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 및 제재내용이 결정된다. 빠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1-2월께까지는 1심 최종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현재로선 98년 10월 소송을 제기한 미 행정부나 MS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최종판결이 나오더라도 다시 상급심으로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선 이미 실질적인 사실인정 판결이 나온만큼 MS측이 사태의 조기진화를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와의 법정밖 화해, 사업방식의 대폭적인 변화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MS를 몇개의 자회사로 분할하는 안과 다른 회사도 윈도우 버전을 판매하고 향상시킬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MS의 힘이 이미 너무 커져 특별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또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선호하는 쪽에선 「이번 판결이 반독점법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며 기업에 대한 과도한 정부 개입을 선례화하는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반독점 사건은 1911년 스탠더드 오일이 법원의 반독점 판결에 따라 34개 회사로 쪼개지는 최대의 사건이후 다양한 선례를 남겼다. 1920년 연방대법원은 철강시장의 3분의 2를 장악했던 US 스틸에 대해 「규모가 크다고 해서 독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80년대 이후에는 IBM, AT&T, 인텔 등이 반독점소송에 휘말렸지만 화해 등을 통해 법원 밖에서 해결했다.
장현규기자
hkjang@hk.co.kr
■빌 게이츠 "MS 해체 안될것"
○…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MS가 PC 운영체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법원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MS가 해체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법원 판결 직후 성명을 발표, 『이 판결은 오히려 MS의 행동이 인터넷의 발전과 소비자 비용 감소, 웹브라우징 소프트웨어의 질 향상을 촉진시켰다는 점을 인정해주었다』며 『MS의 행동과 기술혁신이 공정하고 경쟁적이었으며 수백만 소비자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는 점을 사법부도 인정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소송의 핵심은 성공적인 미국 기업이 소비자를 위해 계속해서 제품을 향상시킬 수 있느냐는 단하나의 문제로 모아진다』며 『이것이야말로 인터넷 지원체계를 갖춘 운영체제의 새 버전 개발을 통해 MS가 해온 일』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AFP=연합
■[실리콘밸리] 'MS 독점 판결'에 환호
실리콘 밸리는 6일 마이크로소프트사(社)의 반독점법 위반을 인정하는 미국 연방법원 판결이 나오자 놀라움속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인터넷 주요 검색엔진중 하나인 라이코스의 최고 경영자인 봅 데이비스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紙)와의 회견에서 "정말로 놀랐다"며 이 정도로 강력한 판결이 나오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연방법원 지방판사인 토머스 P. 잭슨 판사는 지난 5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컴퓨터 운영 시장에서 경쟁을 질식시키고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이고도 명백한 방법들로 해악을 끼쳤다"고 판시했다.
잭슨 판사의 판정과 관련, 실리콘 밸리의 마이크로소프트 비판론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었다고 평가했다.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사의 전(前) 경영 책임자였던 제임스 박스데일은 "이획기적 사실 판정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금세기들어 가장 강력하고 숨막히게하는 독점사업체중의 하나임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넷스케이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다 상당한 피해를 입었었다.
캘리포니아 주검찰총장인 빌 로키어도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 회사라 할만한넷스케이프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행위들로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박살이 났다"며그러나 이번 판결에서 보듯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서는 안될 것이라고 넷스케이프 편을 들어주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비영리 소비자 단체인 넷액션의 오드리 크라우스 사무총장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적 지위가 "소비자들에게도 매우 분명히 인식된다"며 가게에 가면 마이크로소프트 운영 시스템밖에 살 수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비(Be) 인코퍼레이티드사(社)의 장-루이스 가시 회장도 인터넷상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의 실질적 결과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모든 사람의 인식에 하나의 전기를 마련한 걸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에 있는 소프트웨어및 정보 산업협회도 정보 기술 산업에서도 자유 시장경쟁을 옹호하는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샌프란시스코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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