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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러고도 요금 인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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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러고도 요금 인상인가

입력
1999.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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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나온 한국전력에 대한 감사원 특감결과는 『한전조직이 혹시 정신분열증에 빠진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공익용도로 배정된 예산을 직원들의 회식 야유회 관광 윷놀이등 먹고 마시고 즐기는데 탕진해 그 액수가 146억원(96-98년)에 달했다고 하는데, 이건 무슨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또 은퇴후를 위해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가입한 개인연금의 보험료를 국고인 한전예산으로 대납한 돈이 120억여원이었다는 대목에는 기가 막혀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 이를 숨기기 위해 허위보고 회계조작등 갖가지 불법과 편법이 동원됐으리라고 보면 씁쓸하기 만하다.

며칠전 전기료 인상발표가 나왔을 때, 국민들은 가계의 주름살을 걱정하면서도 긍정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공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민들이 부담을 나눠가질 수밖에 없다는 요금인상 명분을 정부와 한전은 이러고도 떳떳하게 내밀 수 있을까.

이번에 드러난 한전 비리는 더욱이 IMF위기의 한복판에서 자행된 일이어서 배신감마저 든다. 구조조정을 위해 동료 종업원들을 마구 잘라내고 국민들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떠들어대면서 한편에선 국민혈세를 자신들의 호주머니돈처럼 흥청망청 써대는 위선적인 범죄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특감결과는 정부의 개혁외침과 일선공기업이 서로 따로 놀고 있음을 웅변하는 단면이다. 국내최대 공기업이자 세계 5대 전력회사인 한전이 집단이기주의와 잇속챙기기의 구태를 벗지 못하고 개혁의 사각에서 즐기고 있다면 하물며 다른 공공부문은 어떨 것인가 하는 조바심이 든다. 최근 청와대가 공기업 개혁에 대한 점검실사를 벌이고 있다는데 종전과는 무언가 달라진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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