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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생성 신비푼다" 세계천문학계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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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생성 신비푼다" 세계천문학계 흥분

입력
1999.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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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이영욱교수팀 개가『운이 좋았다. 그러나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

우리가 속한 은하가 외계은하와의 충돌에 의해 형성됐다는 연세대 천문학과 이영욱(李榮旭)교수팀의 연구는 세계천문학계를 흥분케하는 중대한 발견이다.

그런 만큼 연구팀의 열정적 연구의지를 보여주는 극적인 뒷이야기들도 많다. 이교수팀의 이수창(李洙彰·32)박사와 주종명(朱鍾明·30)연구원이 이번 연구의 결정적 단서가 된 관측을 한 것은 97년4월. 세계 최적의 천문대로 꼽히는 칠레 세로톨로로 미국국립천문대에서다.

관측이 진행된 1주일동안 유난히도 날이 맑았던 것이 첫번째 행운. 연구팀은 천문대에서 가장 작은 지름 1m짜리 망원경을 썼지만 세계 유수의 연구팀이 수m 대형망원경으로 수십년에 걸쳐서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사실 이번에 관측한 센타우루스자리 오메가는 우리 은하에서 가장 밝은 성단(사실은 외계은하)이면서 다른 성단과 달리 찌그러져 있는 등 특이한 점을 보여 천문학자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당시 이교수팀은 확보한 연구비는 단돈 1,000만원. 이중 500만원이 지구 반대편 칠레까지 가는 비행기표값으로 날아갔다. 더구나 세로톨로로 천문대가 미국인과 유럽인 외엔 전혀 개방하지 않아 이교수는 이 천문대의 연구자 알리스테어 워커를 끈질기게 설득, 천금같은 1주일을 얻어냈다.

이씨와 주씨 두 사람은 수백기가바이트(1기가는 10억)의 방대한 디지털자료를 갖고 돌아왔다. 그러나 인력과 장비가 없어 소중한 발견은 잠자야 했다.

그러던 중 97년 말 이교수의 연구과제가 과기부의 창의적 연구사업에 선정되면서 안정된 자금지원을 받아 연구를 본격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

자료의 분석은 손영종(孫永從·36)박사와 이현철(李弦哲·31)연구원이 맡았다. 데이터분석 프로그램 개발에 1년, 분석에 1년.

시험삼아 센타우루스 오메가를 분석, 성단이 아니라 외부은하라는 결과가 나오자 처음엔 『프로그램 오류가 아닐까』하고 여겼다. 그러나 추가분석을 계속하면서 연구팀의 의문은 흥분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센타우루스 오메가는 정체가 밝혀졌고 학계는 우리 은하의 형성이론을 수정할 태세다. 연세대를 나와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교수는 94년 항성의 나이계산에 관한 논문을 발표, 지난 5년간 국내 논문중 최다 인용횟수를 기록할 만큼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젊은 과학자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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