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우위를 앞으로 10년정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달 29일 올림픽 축구예선 한중경기가 열리기 직전 상해에 근무하는 재벌기업의 한 간부가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를 설명하며 던진 말이다. 그날 밤 중국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불현듯 한 물음이 스쳐갔다. 『한국축구는 중국에 대한 우위를 몇 년이나 유지할 수 있을까』■월드컵 유치이후 몇년사이 우리 축구실력이 꽤 발전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평가이지 상대평가는 아니다. 우리 이웃인 일본 및 중국 대표팀과 비교할 때 우리 축구는 발전이 아니라 추월당하고 있다. 일본의 선수 양성노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중국도 5년전 프로축구를 출범시킨 후 해마다 수십명의 선수를 해외유학시키고 있다. 그 결과가 지금 눈에 보이고 있다. 한국축구는 앞선 일본과 우리 등을 밀어대는 중국사이에 영락없이 끼인 형국이다.
■어쨌든 팬들은 바레인과 비기기만 해도 내년 시드니 올림픽 진출권을 딴다는 사실에 흥분 하겠지만 축구인들과 월드컵정책을 맡은 사람들은 더 앞을 내다보아야 한다. 1,000일도 남지않은 2002년 6월 한국 대표팀의 기량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몇년을 그렇게 소란스럽게 준비한 월드컵에서 만약 한국이 조리그에서 탈락하여 16강에도 끼지 못하면, 그 상실감과 허탈감을 개최국의 프라이드만으로 씻을 수 있을까. 월드컵 준비는 경기장 짓는 일, 강팀을 만드는 일이 똑같이 중요하다.
■강팀의 제일조건은 선수의 기량이다. 며칠전 한양대 최은택교수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한두해에 탁월한 선수를 양성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방법이 있다. 바로 프로에서 뛰는 탁월한 용병 한두명을 한국선수로 만들면 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아이디어이다. 귀화선수들은 유럽이나 동구권에도 있고 일본도 브라질용병 라모스와 로페스에게 대표유니폼을 입힌 적이 있다.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글로벌 경쟁에서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 구르카용병의 능력이 영국의 능력인 것처럼.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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