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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가르손 판사] 반인륜행위 단죄나선 겁없는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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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가르손 판사] 반인륜행위 단죄나선 겁없는 판사

입력
1999.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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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칠레의 군사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던 스페인의 발타사르 가르손 판사(44)는 2일 이번에는 76-83년 아르헨티나 군사독재를 주도했던 98명에 대해 무더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체포대상에는 전직 대통령인 레오폴도 갈티에리와 호르헤 비델라, 전 해군참모총장 에밀리오 마세라 등 군사평의회 위원 12명외에 도밍고 바시 전 투쿠만주지사와 기예르모 수아레스마손 전 육군1군단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에 대한 혐의는 이른바 「더러운 전쟁」을 통해 민간인 대량학살과 테러, 납치, 고문 등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 「더러운 전쟁」이란 77-79년 군부가 좌익 척결을 명분으로 재야 인사와 대학생, 정치인 등 1만5,000명 이상을 살해한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아르헨티나에 있던 스페인 사람들도 희생됐고 이에 스페인 정부가 단죄에 나섰다.

관련자들은 이미 80년대 후반 최고 종신형까지 법의 심판을 받아 한동안이나마 복역했다. 이들은 90년 화합차원에서 모두 사면되었지만 이번에 가르손 판사에 의해 또다시 궁지에 몰리게 됐다. 가르손 판사가 발부한 체포영장은 아르헨티나 정부에 대해 혐의자의 추방을 직접 요구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가 인터폴에 의해 체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르손 판사의 이번 영장발부는 지난달 8일 영국 법원이 피노체트의 스페인 송환을 허용한 것과 무관하지않다. 칠레와 비슷한 식의 인권유린 행위를 저질렀던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다른 남미국가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단죄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피노체트의 스페인 송환이 결정됐을때 이들 남미국가가 일제히 「내정간섭」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던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겁없는 판사」 가르손은 이미 지난해 피노체트에 이어 하산 2세 모로코 국왕을 다음번 사법처리 대상으로 지목, 또 한차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함부로 건드리기 힘든 스페인 바스크 분리독립 조직의 핵심 인물을 과감하게 소환 조사하기도 했던 그는 미국의 영화배우 캐빈 코스트너를 닮은 외모까지 겸비, 「스타 판사」로서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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