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이후 공산독재에서 벗어나 과감한 개혁·개방정책을 표방하고 나선 몽골이 동북아 지역에 대한 접근을 가속화하고 있다. 몽골의 렌친야민 아마르자르갈 총리가 4일부터 10일까지 북한과 중국, 한국을 차례로 순방한다. 구체적인 순방 목적은 아직 공개되지않았지만 몽골의 총리가 북한과 한국을 연속방문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구소련에 이어 두번째로 긴 사회주의의 역사를 가진 몽골(1921년 공산정권 출범)은 북한과는 1948년 국교를 수립했을 정도로 북한의 오랜 우방이며 한국과는 90년 수교했다. 특히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의 중간에 자리잡은 지정학적 특수성과 풍부한 지하자원(석탄, 구리)으로 인해 최근 그 전략적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지난 5~7월에는 한·중·일 3국 정상이 연달아 몽골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지 외교가에서는 아마르자르갈 총리의 동북아 방문에 대해 『8월 몽골주재 대사관을 폐쇄한 북한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다변화 외교를 펴는데 목적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몽골은 이번 아마르자르갈 총리의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장 시급한 현안은 몽골의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확보.
아마르자르갈 총리의 방문을 통해 최근 소원해진 북한과 몽골 관계가 복원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마르자르갈 총리가 나차긴 바가반디 몽골 대통령의 친서를 북한에 전달할 것이란 후문이지만 북한은 한국의 대북정책에 지지를 표명한 몽골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골은 93년 7월 외국인투자법을 제정한 이후 아시아, 특히 한·중·일 3국으로부터 외자도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러시아식보다는 중국식 경제개혁정책을 지향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과거 한반도를 바라보며 「솔롱고스」(무지개의 나라)로 불렀던 몽골의 동북아접근 정책이 북한의 개방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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