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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검 팀 내분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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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검 팀 내분 무책임하다

입력
1999.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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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 파업유도 특별검사팀의 내부갈등은 실망스럽다. 국민적 의혹을 부른 사건의 진상을 헌정사상 초유의 특별검사가 밝혀낼 것이란 기대가 큰 것을 생각하면, 특검팀의 좌초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특검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것이 무엇보다 우려된다.결론부터 말해, 특검팀이 예상된 내부갈등을 조정하지 못한채 서로 결별할 자세를 보이는 것은 무책임하다. 나라를 뒤흔든 민감한 사건을 기존 사법제도를 벗어난 특검제를 통해 수사하면서 그 정도 갈등과 난관을 넘어설 각오가 없었는지 묻고 싶다. 갈등 원인을 따지기에 앞서, 특검팀 모두가 스스로 짊어진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저버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번 사태를 두고 특검제의 적합성을 새삼 논할 계제는 아니다. 정치권과 국민 합의에 따라 특검제를 채택한 이상, 제도에 내재한 모순과 수사규칙 등의 미비를 딛고 최선의 수사결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더라도, 수사과정에 정치적 고려와 편향성이 배제됐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주는 것이 특검제의 가장 고유한 목적이다. 특검팀이 수사방향과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극단적으로 표출한 것이 안타까운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특검제의 유일한 모델인 미국 특검제의 양대 운용원칙은 독립성과 책임성이다. 이가운데 책임성을 확보하는 관건은 통상적 사법절차와 관행, 원칙을 충실히 따른 공정한 수사로 사법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미국이 전통적인 법무부산하 특별검사와는 별도로 78년 새로 의회입법을 통해 도입한 독립 특별검사제를 지난 6월 폐지한 주된 이유가 바로 독립 특별검사들이 책임성을 외면하거나 일탈하는 경우가 많다는 회의 때문이다.

파업유도 특별검사의 책임성 논란은 수사의 투명성과 결과에 대한 폭넓은 동의를 확보하겠다며 특별검사보등 수사팀을 전·현직 검사와 재야 인권변호사, 시민단체 출신 등으로 혼성하면서 이미 예상된 것이다. 그렇다면 특별검사는 물론 이런 수사체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재야출신들도 갈등을 딛고 소임을 다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 수사와 기소대상을 어디까지 할 것인가, 어디를 압수수색할 것인가 등의 이견은 특검의 목적과 통상 수사원칙을 좇아 해결해야 하고, 또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특검팀은 사회적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은 특검제 실험을 선구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긴 안목에서는 이 실험을 성실하게 마치는 것이 파업유도 사건의 진상규명 보다 값진 기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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