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시는 국가간에 문화재가 왔다갔다 한다는 점에서 보통 까다로운 사업이 아니죠. 국제적 신뢰나 경험, 전문지식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퓰리처상 사진대전-20세기 고별전」(12월 31일까지)의 기획을 맡은 권오성(權五聖·43 ·지·에프 대표)씨는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문화전시 전문가」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펼쳐졌던 굵직굵직한 문화전시회는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 지난해 말 서울 전시를 시작으로 인천, 대전, 광주, 부산, 대구를 순회하고 다시 10월말부터 고별전시회를 시작한 「퓰리처…」 의 경우 국내 사진전 사상 최다 관람객 수인 20만명을 기록, 올해 국내 전시의 최대 화제작이 됐다.
이외에도 「진시황전」(94년) 「알타이 문명전」(95년) 「피카소 작품전」 「대몽고전」(이상 96년) 「폼페이전」(97년) 등이 그가 기획, 진행했던 전시회들. 「폼페이 최후의 날-유물전」의 경우 무려 70만명이라는 전시회 사상 최대 유료 입장객을 기록했다. 하지만 모든 전시회가 히트를 친 것은 아니다. 대몽고전에선 홍보를 제대로 못한 탓인지 관람객이 들지 않아 5억이나 손해를 봤다.
『아직 문화전시에 대한 인식이 덜 돼 스폰서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아무리 관람객이 많이 몰려도 금전적으로 대박을 보는 사업이 결코 아닙니다. 관람료와 도록판매 비용만으로는 경비를 메꾸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소요 경비도 건지지 못한 채 몇억씩 손해 본 전시회도 많아요』
아직은 직원 5명뿐인 초미니 「벤처기업」 수준이지만 그는 앞으로 문화전시가 메시지가 강한 「종합적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라는 점에서 전시의 사회적, 교육적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9월엔 일본과 「이태리 폼페이전」 개최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는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 문화의 제3무역도 개척했다. 그이 회사 지·에프는 일본에 전시개최의 권리, 전문지식,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대신 입장수입의 약10%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2000년 그가 기획중인 문화전시는 「나폴레옹전」. 「대관식」 등 작품을 대여해오기 위해 요즘 프랑스 말메종 국립박물관과 활발히 교섭중이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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