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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제목따로 내용따로... 두얼굴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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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제목따로 내용따로... 두얼굴 TV

입력
1999.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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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국진·김용만의 「전파 견문록」과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 제목대로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면 하는 희망은 희망으로만 끝나는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느낌마저 준다.시청자의 다양한 견문을 넓혀주겠다며 10월 23일 선을 보인 「전파견문록」. 6개월 만에 복귀한 김국진의 등장 외에는 새로울 게 없다. 이 프로그램은 「국진이도 하는데」와 「용만이도 하는데」 두 코너로 진행된다. 11월 23일, 30일 경마중계와 DJ에 도전하는 김국진과 축구 30㎙ 슛과 미식축구의 패싱을 시도하는 김용만을 보여줬다. 방송내내 김국진의 말장난과 김용만의 맞장구 만이 있었지 무슨 견문을 넓히겠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1회 방송 때는 외국문화를 비하하는 잘못을 범했다. 게임에서 지는 패자에게 인도 전통카레를 먹였다. 먹기 싫어 역겨워하는 김용만의 모습은 인도 문화를 무시하는 그 자체였다.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할 때만이 견문은 넓혀지는 것이다. 11월 30일 2회 방송 때는 승자에게 태국 음식을 먹이고 요리를 칭찬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어 그나마 다행.

SBS 「좋은 세상만들기」 역시 문화를 왜곡하기는 마찬가지. 인기 코너 중 「외국인 고향방문기」와 우리 할머니들의 「외국 방문기」. 최근 등장한 두 코너는 문화를 단순한 오락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외국인에게 욕과 농담 하는 것은 예사이고 먹기 힘든 고추장이나 된장 등을 맛있는 음식이라고 억지로 먹이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10월 30일 프랑스인 델레디크 에르베에게 노인들이 냇물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산 채로 초장에 쳐 강제로 먹이려는 장면이 방송됐다. 외국인에게 문화 알리기를 하겠다는 취지는 찾아볼 수 없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외국 방문기도 마찬가지. 웃기는 사람이 외국인이 아니라 할머니라는 사실만 다를 뿐. 두 할머니의 최근 캐나다 방문기. 농부가 털이 많이 난 걸 보고 돼지털 같다고 하고, 집주인 할아버지에게 바람을 많이 피웠을 것 같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상대방 문화를 배우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파견문록」이 「전파낭비록」이, 「좋은 세상 만들기」가 「나쁜 세상 만들기」가 되면 안될 것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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