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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의 미학 강의] 사상변화.율려운동등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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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의 미학 강의] 사상변화.율려운동등 정리

입력
1999.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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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58) 시인이 「미학 강의」를 책으로 냈다. 「예감에 가득 찬 숲 그늘」(실천문학사 발행)은 서울대 미학과 출신인 그가 졸업 후 30여년만에, 예술에 관한 생각을 집약해 내놓은 책이다.그는 이번 책 서문에서 미학으로 되돌아오기까지의 자신의 사상 변화의 역정, 최근 단학선원 사건으로 불거지기도 했던 「율려(律呂)」 운동에 대한 생각 등을 간명하게 정리하고 있다. 대학시절 처음 미학교수가 되려고 열심히 공부했으나 교수사회의 뒤편에 실망하고 연극·영화운동과 격렬한 학생운동의 바람에 실렸으며, 혁명과 문화운동의 길로 나아갔던 30년, 그리고 5년 전 서해의 한 해변에서 미학으로 돌아가자고 결단하고 시와 새로운 율려운동의 길로 나가기로 햇던 회심(回心). 그는 『그동안 피 냄새와 화약냄새만 진동하는 거리 근처에 살다 보니 미학을 할 수 있는 마음이 모두 고갈되어 버렸음을 느낀다』며 『그러나 예술이나 미학은 공부보다 먼저 감동의 축적과 그 감동에 대한 평소의 분석체험이 전제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은 이제 「학문이라기보다 학문이나 창작을 위한 상상력의 촉매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

이번 책은 명지대 석좌교수로 1년여 학생들에게 강의한 내용,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강의 내용과 대담 등으로 이뤄져있다. 그는 자신의 율려 - 고대회복 운동에 대해 「현실적 적합성」이 있는지를 스스로 회의하면서도 두 가지로 미학에 대한 핵심관념을 말하고 있다. 「현재 바로 그 자리에 앉아 자기 내면의 깊고 깊은 저 우주무의식과 물질무의식, 그 과정의 민족적 집단무의식, 초의식의 자리로 긴 알파파 여행을 떠나, 그 밑으로 내려가는 데 따라 역으로 상승하는 천의무봉의 아이디어와 숨겨진 질서들, 정신적 항체들의 캡슐 내부로부터 발화하는 빛」과 「감추어진 고대로의 탐색여행을 통해 드러나는 과거의 유산들에 대한 날카로운 새 시대 새 감각의 새 해석을 통해서 재창조되는 고대로부터의 빛」, 두 빛을 찾으라는 것이다.

김씨는 이 바탕에서 서정주 이시영 기형도 허수경의 시를 통해 문학작품 속 한(恨)을 분석하면서 『문학은 역사를 보는 어떤 태도이면서 철학행위』이며 『진정한 문인은 사회의 모랄, 전 지구의 여러 문제에 어떤 예감과 비전을 제시할 책임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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